국내 스마트폰 'e심' 내달 서비스 개시

이윤정 기자 2022. 8. 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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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기기 1대로 2개 번호 사용
애플과 달리 삼성폰은 카톡도 2개
e심·유심, 다른 통신사 가입 가능

다음달부터 국내 스마트폰에 e심(SIM·가입자식별모듈) 서비스가 지원된다. 기존 유심(USIM)과 e심을 같이 사용하는 ‘듀얼심’이 적용돼 스마트폰 1대로 2개 번호를 쓰는 것이 가능해지고, 카카오톡 계정도 2개로 쓸 수 있다. 18일 이동통신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조언을 받아 e심 도입 이후 바뀌는 부분을 살펴봤다.

‘e심(embedded SIM)’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하드웨어 칩이다. 유심과 e심은 모두 가입자의 정보와 통화기록, 연락처, 문자메시지 등을 저장할 수 있는 ‘가입자식별모듈’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유심은 휴대전화기의 유심 슬롯에 넣고 뺄 수 있도록 돼 있으나,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다. 가로 6㎜, 세로 5㎜ 크기의 e심은 유심 중 가장 작은 나노심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통신사는 유심에 통신사의 프로파일(네트워크 접속 정보)을 넣어놓고 판매해왔다. e심이 도입되면 스마트폰 내에 장착된 e심에 사용자가 통신사 프로파일을 직접 다운로드해 사용하면 된다.

e심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이용하려는 통신사에 개통 신청을 하면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해 프로파일을 내려받아 e심에 저장하면 된다. e심 다운로드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 구매 비용(7700~8800원)보다 저렴하다.

■1폰 2번호 시대 열린다

사실 e심이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이미 2018년 10월 도입한 미국을 비롯해 일본 등 세계 69개국에서 e심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e심 도입 요구가 커지자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e심’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심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2개 번호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e심과 유심에 각각 다른 번호를 받으면 업무용과 개인용도로 분리할 수 있다. e심과 유심으로 각각 다른 통신사나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할 수도 있다. 다만 명의자가 다를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듀얼심을 쓰면 특정 사업자의 망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통신망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심 지원 단말·전용 요금제 제한적

당장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전망
지원 단말기 제한적…아이폰 일부
갤럭시 ‘Z플립4·Z폴드4’만 적용
이통 3사, 전용요금제 아직 없어

다음달부터 e심이 지원되지만 당장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애플 아이폰XS·11·12·13 시리즈,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Z플립4·Z폴드4만 e심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따라 카카오톡 계정도 2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동일한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앱을 2개 내려받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애플 iOS를 쓰는 아이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카톡 2개 사용이 불가능하다.

e심 전용 요금제는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선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유일하게 e심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KCT는 자사 알뜰폰 브랜드인 티플러스를 통해 총 14개의 e심 요금제를 두고 있다. 음성 100분·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e심 표준요금제 기준 월 2900원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현재 별도의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5G·LTE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듀얼심을 사용하는 경우 할인혜택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되는 혜택으로, 유심 또는 e심 하나의 번호로만 받을 수 있다. 선택약정 할인은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두 개의 번호 모두 받을 수 있다. e심을 이용하더라도 이통사가 제공하는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한 이용자가 듀얼심을 이용해도 무선·무선 결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많지 않아 당장 e심을 사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5G 중간요금제, e심 도입 등으로 요금 정책이 다양해지면 소비자 선택권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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