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위 대표 사건 '서산개척단'도 사과·보상 없이 '시간만..'
[앵커]
정부 차원의 집단 인권침해가 규명된 첫 사건조차도 후속 조치에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서산 개척단' 사건입니다.
보상은 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80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이윤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푸르게 펼쳐진 광활한 논밭.
["우리가 다 만든 거예요. 이거 바다였었지."]
바다였던 이곳은, 박정희 정권 때였던 1960년대 초, 강제 동원된 시민 800여 명이 몸으로 개간해서 일군 땅입니다.
[정영철/서산개척단 피해자 : "우리 친구들 다섯 명이 자고 있는데 군경이 덮쳐가지고 끌려가서 기관총으로 이렇게 들이대고..."]
흙과 돌로 바다를 메우는 노역, 매일 반복되던 감시단의 폭행,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장화자/서산개척단 피해자 : "여자들만 이렇게 또 있는 집도 있었어요. 이게 사람 살 데가 아니었어요."]
탈출하지 못 하도록, 강제로 합동 결혼식까지 올리게 한 정부.
일하면 땅을 주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성재용/서산개척단 피해자 : "(서산에) 가면 땅이고 뭐고 다 준다고 그래 놓고. 값 다 치러야 농사짓고 임대료 내고..."]
진화위는 지난 5월 서산개척단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인권침해를 인정했습니다.
정부 차원의 집단 인권침해 사건 가운데 첫 진실 규명이었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보상도, 명예회복 조치도, 뒤따르는 게 없고, 그 사이 생존자 수는 또 줄었습니다.
[윤기득/서산개척단 피해자 유족/수어통역 : "(얼마 전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어떠셨는지?) 많이 안 좋았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처음 서산에 왔을 때 20대 청년이었던 피해자들, 어느덧, 80대가 됐습니다.
이제, '증언'할 사람조차 많이 남아있질 않습니다.
[이정남/서산개척단 피해자 : "살면 우리들이 몇 년이나 살겠어요. 우리 죽기 전에 빨리 어떻게 조치를 해주든지. 말로만 뭐 잘못했다고 했지."]
KBS 뉴스 이윤웁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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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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