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치킨'보다 싼 '이마트 치킨' 나왔다
소비자들 ‘오픈런’ 싼 치킨에 열광
홈플러스선 1분에 5마리씩 팔려
롯데마트도 1.5마리 8800원 판매
홈플러스가 자체브랜드(PB)로 선보인 초저가 ‘당당치킨’으로 불 지핀 치킨 가격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무더위에 ‘오픈런’까지 하며 싼 치킨에 열광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소비자를 유인해 다른 상품을 사도록 하는 미끼상품일 뿐이라고 폄하한다. 반면 대형마트는 물가 안정을 위한 프로젝트라며 치킨 가격 낮추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마트는 18일부터 1주일간 ‘(9호) 후라이드 치킨’을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한다며 경쟁에 가세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에 팔던 5분 치킨(9980원)과 같은 크기의 9호 생닭을 원료로 쓰며 유사한 방법으로 조리했다. 이마트는 행사를 위해 치킨 6만마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5분 치킨의 한 달 판매량보다 1만마리가 많은 것으로, 1인당 1마리씩 수량을 제한해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1.5마리짜리 ‘한통치킨’을 내놓고 지난 11일부터 1주일간 반값인 8800원에 선보였다.
이번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경쟁은 홈플러스가 지난 6월30일 당당치킨이란 이름으로 마리당 6990원짜리를 내놓으며 촉발됐다.
당당치킨은 이달 10일까지 38만마리 이상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매장별로 하루에 30~50마리씩 한정 판매하는데, 1분마다 5마리씩 팔린 셈이다.
프랜차이즈 2만원대의 30% 가격
결국 가맹 본사 폭리 문제로 확전
이 와중에 BHC 재료값 올려 논란
대형마트는 2010년에도 ‘반값 치킨’으로 가격 경쟁에 나선 적 있다. 롯데마트는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출시했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 열흘 만에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소비자들 반응부터 다르다.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웃도는 가운데 30%에 불과한 가격과 괜찮은 맛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대량구매로 닭의 매입 가격을 낮추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유통마진을 최소화했다”며 “단순한 유통구조와 함께 광고료 등이 들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값 치킨의 인기는 치킨 원가 논란으로 이어졌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원재료 인상과 가맹점 수익 개선 등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가격을 올려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배달특수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찍고도 치킨값을 인상하자 일부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치킨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형마트와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쓰는 닭과 재료비, 연구·개발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치킨은 프랜차이즈에서 쓰는 10호 닭(1㎏ 내외)이 아닌 8~9호 닭(800~900g 내외)을 사용하며 일반 식용유를 쓴다.
이번 치킨 가격 논란은 치킨업계 2위인 BHC가 지난 16일 가맹점주에게 공급하는 닭고기(가슴살) 공급가를 올리면서 “가맹 본사의 폭리” 문제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BHC는 지난달에도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 가격을 61% 올려 점주들의 반발을 샀다.
BHC 관계자는 “튀김유 가격 인상은 국제 시세에 따른 것으로 최근에 시세에 맞춰 다시 내렸다”면서 “이번 인상도 사육 원가가 올라 불가피한 것으로, 향후 시장 추이를 보며 점주들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미 상품 가격을 올렸음에도 추가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공급가를 또다시 올리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대기업인 본사가 나서서 비용을 줄이는 혁신과 노력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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