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기후 위기 시한폭탄 된 ‘영구동토층’, 실태는?
[앵커]
북극 현지 취재를 통해 기후위기의 현주소를 연속 기획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북극엔 영구 동토층이란 땅이 있습니다.
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얼어있는 땅인데요.
그런데, 이 '영구 동토층'마저 최근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기후위기대응팀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스발바르 대학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오둔 씨, 직접 지은 소박한 집에서 자연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땅 밑 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오둔톨프센/롱이어비엔 주민 : "땅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많이 움직입니다. 기둥을 충분히 깊게 박지 않으면 뽑혀 나올 수 있습니다."]
시내의 3층짜리 아파트.
지진 피해를 입은 듯 건물 외벽 곳곳이 금이 가고, 이곳저곳이 파손됐습니다.
입구는 아예 폐쇄됐습니다.
땅 밑 영구동토층이 붕괴하면서 이렇게 건물 곳곳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유리창도 파손됐는데 현재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모두 이주를 마친 상태입니다.
[오둔 톨프센/롱이어비엔 주민 : "도시에 있는 새집들은 20m나 아래에 기둥을 박아요. 영구동토층이 많이 녹을수록 집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더 깊이 드릴로 박아야 합니다."]
영구동토층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 걸까?
["오오오!!"]
땅을 발로 밟자 매트리스처럼 출렁거립니다.
아예 땅이 꺼지고 커다란 싱크홀이 생겨난 곳도 있습니다.
무너진 흙더미로 드러난 땅의 단면, 녹고 있는 얼음층이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남승일/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박사 : "사실은 동시베리아 이런 지역에 흔히 볼 수 있고 이쪽 스발바르에서는 좀 보기가 어려운데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것 같아요. 실제 영구동토층을 우리가 보고 있는 거죠."]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를 가속화 시킬 핵심 원인의 하나로, 영구동토층의 붕괴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구동토층에는 최대 1조 6천억 톤의 탄소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공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2배 수준입니다.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도 변수입니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 "영구동토층이 지구온난화가 되면 점점 늪지대로 변할 것은 자명한 거고요. 그런 축축한 늪지대에서 보글보글하는 메탄이 올라오거든요."]
이런 영구동토층이 모두 녹는다면, 훨씬 더 강력한 기후변화에 직면할 거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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