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캐슬파크에 뜬 지소연..'데뷔전 멀티골' 진가 증명

수원 | 이두리 기자 2022. 8. 1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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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위민 지소연이 18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WK리그 수원FC 위민과 보은 상무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소연이 WK리그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홈구장 ‘캐슬파크’에 승리를 가져왔다.

지소연의 소속팀 수원FC위민은 18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WK리그 17라운드 보은 상무전에서 ‘베테랑’ 지소연의 멀티골과 ‘신예’ 이영서의 골을 묶어 3-0으로 완승했다.

이날 경기는 데뷔 후 줄곧 해외 리그에서 뛰어 온 한국 여자축구 ‘에이스’ 지소연의 WK리그 데뷔전이었다. 8년간의 영국 우먼스 슈퍼리그(WSL) 첼시FC위민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난 5월 입국한 지소연은 이달 초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2경기에 참여해 수원FC위민 유니폼을 입고 뛰었지만, 리그 경기는 이날 상무전이 처음이었다.

‘지소연 효과’는 확실했다. ‘91 지소연’을 마킹한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속속 관중석을 채웠다. 등에 ‘10 JI(10번 지소연)’이 마킹된 지소연의 첼시FC위민 유니폼을 입고 온 팬들도 있었다.

이날 경기에는 109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평소 WK리그 관중 수는 100여 명이거나 그보다 적다. 지난 5월 지소연 입단식이 진행된 수원FC위민과 세종 스포츠토토와의 경기 관중 수 역시 147명에 불과했다.

수원FC위민은 이번 시즌부터 WK리그 최초로 유료 입장 정책을 시작해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1000원의 입장료를 받아 왔지만, 이날 경기는 이례적으로 전 관객 무료 입장으로 진행됐다. 지소연이 홈경기를 본 관중에게 입장료를 제공하고 싶다고 구단에 먼저 제안했다.

4-3-2-1 포메이션을 꾸린 수원FC위민은 이날 전은하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지소연을 2선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시켰다. 보은 상무는 박예나, 안상미, 김민수를 3톱으로 내세운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지금까지 A대표팀과 첼시에서 프리롤로 전후방을 활발히 오가는 플레이를 선보여 온 지소연은 이날 경기에서도 중원에서부터 시작해 그라운드를 넓게 쓰며 공격 흐름을 만들어갔다.

지소연은 상대팀의 집중 수비를 받으면서도 여유롭게 압박을 탈피하는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전반 21분에는 보은 수비수 네 명을 제치고 페널티 아크 안으로 돌파한 지소연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이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 지소연의 WK리그 데뷔골이 터졌다. 전반 25분, 전은하가 골라인 근처에서 보낸 패스가 김윤지를 거쳐 보은 반도영의 몸을 맞고 나왔고, 세컨볼을 놓치지 않은 지소연에 빠르게 침투해 왼발로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넣었다. 지소연의 WK리그 1호골이다.

지소연은 반대 진영에서 정확한 롱패스로 빠른 역습을 이끌었고, 중원에서 적재적소에 공을 공급하며 공격 루트를 조립해 나갔다.

수원의 주전 공격수 문미라가 부상으로 결장한 이날 경기에서 지소연의 공격 파트너는 최전방의 전은하와 양 날개의 추효주, 메바에였다. 후반 13분, 추효주가 왼쪽 측면에서 박스 안쪽으로 돌파해 찔러준 패스를 지소연이 보은 수비수 두 명 사이로 슈팅했지만 조아라에게 막혔다.

후반 43분, 어희진이 보낸 롱패스를 받은 이영서가 골키퍼까지 제치고 단독 돌파해 골로 마무리했다.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터트린 쐐기골이었다. 1분 뒤 지소연의 멀티골까지 터졌다. 메바에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보은의 골망을 흔든 지소연은 흥겨운 댄스 세리머니로 캐슬파크에 축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소연은 “경기 전 긴장을 잘 안 하는데, 오늘 데뷔전을 앞두고 너무 긴장했다. 나답지 않은 미스도 많이 나왔다. 다음 경기를 더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프랑스에 0-1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에 대한 각별한 느낌도 전했다. 지소연은 “오전에 식사하면서 경기를 챙겨봤다. 나도 12년 전에 그 대회에 나갔고, 어떤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는지 알아서 짠하더라. 선수들이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쌓아 꾸준히 성장하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지소연은 “내가 가는 곳(일본·잉글랜드)은 항상 월드컵에 우승하거나 유로 같은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더라. 내가 한국에 왔으니 한국에도 그런 분위기가 생기면 좋겠다. 2010년의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다”고 ‘월드 클래스’다운 포부를 밝혔다.

수원 |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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