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50돌' 머리 맞댄 중·일, '대만 리스크' 관리 나서
중 "대만 문제, 일 개입 안 돼"
일, 중 훈련 때 EEZ 침범 항의
중국과 일본의 외교·안보 최고위 참모가 7시간에 걸친 회담을 갖고 대만 정세 등을 논의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지역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일이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중·일 양국은 다음달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교도통신은 18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전날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7시간 가까이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중국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벌인 대규모 군사훈련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아키바 국장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군사훈련 도중 중국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5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데 대해 항의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대만은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라며 일본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측은 또 중국을 겨냥한 미·일 동맹 강화 흐름을 견제했다. 양 정치국원은 “중·일 간 2000여년의 교류사와 국교 정상화 50주년 여정은 평화공존과 우호협력이 양국 관계의 유일하게 정확한 선택임을 보여준다”며 “흔들리지 않는 주관을 유지하고, 안팎의 간섭을 배제하는 중·일관계 구축에 함께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일본 국가안보국장 간 고위급 협의는 2015년 시작돼 이번이 9번째다. 2020년 도쿄에서 열린 8차 협의 이후 약 2년6개월 만에 재가동됐다.
이번 회담은 다음달 29일 중·일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양국의 의도를 보여준다. 최근 미·중 갈등 구도에 휘말리면서 중·일관계도 긴장이 고조됐다. 일본이 주요 7개국(G7)과 함께 중국의 대만 인근 군사훈련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지난 4일 중·일 외교부 장관 회담도 취소됐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회담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 중단 이전부터 결정돼 있었으며 “중·일 간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이 연말 일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3개 문서 개정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의중을 파악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중국은 대만 정세를 둘러싼 대립은 있어도, 일본과의 대화를 중단시킬 의사는 없다”며 “다음달 29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회 삼아 일·중관계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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