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수석 교체에 머문 '찔끔 쇄신'
정책기획수석 비서관 신설
신임 홍보수석엔 김은혜 내정
검찰총장 후보에 이원석 지명
공정거래위원장 한기정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기획수석비서관직을 신설하고,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인적개편을 단행한다. 정책 혼선과 메시지 관리 부실 지적이 계속되면서 정책·홍보라인 보강에 나선 것이다. 정책기획수석에는 이관섭 무역협회 부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신임 홍보수석에는 김은혜 전 의원이 내정됐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18일 “정책기획수석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3실7수석 이야기도 나오지만 거기까지는 확정이 안 됐고, 일단 정책기획수석을 먼저 신설하는 방안으로 간다”고 밝혔다. 정책기획수석 신설이 확정되면 2실5수석의 대통령비서실 직제가 2실6수석으로 개편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슬림화를 주창하며 전임 정부의 3실8수석 체제를 축소했다. 정책실장과 민정·일자리·인사수석 자리를 폐지했다.
김 실장은 정책기획수석 신설 배경에 대해 “민생이라든지 정책 어젠다 쪽에서 소통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국민·내각·대통령실 간 소통과 이해를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관섭 무역협회 부회장이 유력 후보가 맞느냐’는 질문에는 “유력하신 분”이라면서도 “조금 시간을 주면 확정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과 1차관을 지냈다. 2018년 1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재직 시 문재인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 중단 공론화에 들어가자 사퇴했다.
그간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정책 혼선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학제개편안 논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 사이 주 52시간제 추진 엇박자 논란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청와대 활용 계획 논란도 사례로 꼽힌다.
■없앴던 ‘정책실장’ 이름 바꿔 부활…대통령실 “슬림화는 계속”
정책기획수석 신설 땐 대통령실 직제 2실·6수석으로 늘어나
일각에선 총무수석·기획관리실장 신설 등 확대 개편도 거론
정책실장 자리가 없어진 것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책기획수석 신설 논의는 이달 초 윤 대통령 휴가 복귀 직후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지난 16일 출근길 문답 당시 “국민을 위한 쇄신으로 꼼꼼하게, 실속 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며 대통령실 인적쇄신을 공식화했고,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인적쇄신은)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슬림화는 계속하는데, 하다 보면 (신설이) 필요한 분야가 있고 줄일 분야도 있고 그럴 것 같다”면서 “조직이라는 게 유기체같이 운영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슬림화라는 대전제는 가지고 운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 산하에 새로운 비서관실이 추가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하부조직이 더 늘어나거나 그런 일은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국정과제비서관이나 기획비서관이 (정책기획수석 산하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총무수석비서관, 기획관리실장 자리 신설 등 추가적인 확대 개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실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가) 안 돼 있다”면서 “정책기획수석이 각종 정책 어젠다와 국정과제를 다 관장하기 때문에 기획관리실장이 있다 하더라도 정책기획수석과는 겹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디어로 나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획관리실장 신설 가능성이 나오면서 현행 대통령실의 2실장 체제가 전임 정부와 같은 3실장 체제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실장직까지 추가하는 수준의 확대 개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에 비춰 장관급인 실장직 추가는 차관급인 수석비서관직 추가에 비해 한층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기획관리실장이 신설된다 해도 대통령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보다 낮은 직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보수석 교체도 임박했다. 김 실장은 홍보수석 인사에 대해 “일요일(21일) 발표를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신임 홍보수석에는 김은혜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범 현 홍보수석은 신설되는 홍보특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에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정거래위원장에 한기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김 실장은 이 내정자에 대해 “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역임한 수사기획통으로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검찰청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내정자에 대해서는 “시장주의 경제원칙을 존중하는 법학자이면서도, 행정 분야 전문성까지 겸비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내정자는 ‘윤석열 사단 브레인’으로 불린다. 사법연수원 27기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연수원 동기 사이다. 2007년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본부에서 윤 대통령과 활동했다. 윤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에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보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제주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한 내정자는 보험연구원장,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김 실장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선 “몇몇 후보자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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