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尹, 장애인 가족 만나.. '국정의 추' 포용으로 옮긴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만났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첫 현장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는 “결집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들이 공정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국정 철학”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기면서 집단적 목소리를 내기 힘든 장애인, 비정규직,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국정 운영에서 ‘포용’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조 변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충현복지관을 찾아 발달 장애인 훈련생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작업장에서 색연필 포장 작업을 함께해보며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 복지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발달 장애인 교육 수업을 참관하고 교육생들이 그린 그림도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현장을 찾았다. 발달 장애인 가족이 목숨을 잃은 반지하 주택이었다.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이나 취약 계층이 처한 열악한 주거 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발달 장애인, 그 가족들과 면담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발달 장애인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앞으로의 추진 상황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발달 장애인들이 예술, 스포츠 등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지만, 대다수 발달 장애인의 현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 부문의 허리띠를 졸라매서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껍게 지원하는 데 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회화 교실에서 ‘한번 같이 그림을 그려보라’는 지도 선생님의 말에 “내가 망칠 것 같은데…”라며 붓을 들기도 했다. 복도에 전시된 발달 장애인 그림 8점을 둘러보고는 “작품이 아주 좋네”라고도 했다. 한 발달 장애인이 자신이 그린 그림이 들어간 파우치와 핸드드립 커피를 선물하자 윤 대통령은 “그림이 너무 멋있네”라며 “커피를 마시고 빼서 버리기가 아깝겠네. (포장지를) 계속 모아야겠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결집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들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찾아서, 이분들이 공정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 발달 장애인 예술 작품을 전시한 것을 거론하면서 “(발달 장애인들이) 전반적으로 사회 활동에 대단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정치에 입문한 뒤 참모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대변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의 중심을 ‘민생’, 특히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을 포용하는 데 뒀다”면서 “다만 임기 초반 정치적 갈등 이슈가 두드러지면서 이런 취지가 다소 묻힌 측면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선 노조의 불법 투쟁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파견 근로자, 대·소기업 간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사회 안전망 구축을 노동 개혁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불법에 대해서는 노조뿐 아니라 기업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기점으로 북한에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것도 국정 기조 전환의 하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면서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기존의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 방식과 다른 접근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치적 가치로 자유주의를 지향하는데, 이는 좌우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 목소리에 열린 태도를 갖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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