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도 '1마리에 5980원'..대형마트, 이유 있는 '반값치킨' 돌풍

이소라 2022. 8.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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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때아닌 '치킨 경쟁'이 벌어졌다.

대형마트 델리(즉석조리식품) 코너에서 판매 중인 1만 원 이하의 치킨이 3만 원대까지 치솟은 프랜차이즈 치킨을 대체할 먹거리로 떠오르면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5분치킨을 내놓은 후 치킨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6% 늘었다"라며 "고객 반응이 뜨거워 할인 폭을 높여 다시 특가 판매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마트 치킨이 꾸준히 판매되면서 업체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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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3사, 저렴한 치킨 경쟁 뛰어들어
프랜차이즈보다 추가 비용 안 들어
고객 유인 목적..장기 판매는 '글쎄'
이마트가 1마리당 5,980원에 내놓은 프라이드 치킨. 이마트 제공

대형마트에 때아닌 '치킨 경쟁'이 벌어졌다. 대형마트 델리(즉석조리식품) 코너에서 판매 중인 1만 원 이하의 치킨이 3만 원대까지 치솟은 프랜차이즈 치킨을 대체할 먹거리로 떠오르면서다. 전문가 사이에선 소비자는 주머니 사정이 팍팍할 때 식비부터 아끼는데, 대형마트가 고물가 시대에 이 같은 수요를 공략한 것이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마트 3사 불붙은 '치킨 경쟁'

대형마트 반값치킨 판매가. 그래픽=송정근 기자

①이마트는 18~24일 한 마리당 5,980원에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7월 출시한 '5분치킨'(판매가 9,980원)보다 가격은 4,000원가량 저렴하지만 5분치킨과 같은 크기의 9호 닭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해 물량은 6만 마리를 준비했다. 기존 5분치킨의 한 달 치 판매 물량보다 1만 마리 늘렸다.

이마트는 지난달 14일에도 2주 동안 가격을 3,000원 낮추는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5분치킨을 내놓은 후 치킨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6% 늘었다"라며 "고객 반응이 뜨거워 할인 폭을 높여 다시 특가 판매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저가 경쟁에 불을 지핀 곳은 ②홈플러스다. 6월 선보인 '당당치킨'(6,990원)은 일부 마트에서 매장 오픈 3분 만에 품절되는 등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30만 마리가 넘게 팔렸다. 급기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오픈런'으로 구매한 당당치킨을 판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롯데마트도 기존에 판매하던 한통치킨(1만5,800원)의 가격을 8,800원으로 낮춰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판매했다.


대형마트, 치킨 할인에 열 올리는 이유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6,990원에 판매 중인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홈플러스 제공

그렇다고 마트들이 버는 돈 없이 치킨을 파는 것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트 치킨이 가격을 낮추면서도 마진을 남길 수 있는 비결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써야 하는 각종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마트는 가맹점과 달리 치킨 무, 소스, 음료 등을 제공하지 않고 인건비, 배달비 등도 없다. 특히 마트들은 생닭을 대량 매입해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본사에서 마진을 더해 생닭을 공급받는 가맹점에 비하면 재료값도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치킨 할인에 열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온라인 장보기 채널이 발달하면서 고객을 오프라인 점포로 유인하는 것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 고물가 시대 '초저가 상품'인 치킨이 집객에 효과적일 수 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치킨 외에 다른 상품으로 추가 구매가 이어지면서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또 고물가 시대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모습으로 마트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트 치킨이 꾸준히 판매되면서 업체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치킨이 너무 싸면 상대적으로 다른 품목들 가격이 높아보일 수 있다"며 "애초에 공략한 저렴한 마트 이미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또 5,000원대라는 파격적 가격이 계속되다 보면 마치 평균 가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장기 판매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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