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순항미사일 발사에..권영세 "담대한 구상 거부 해석은 일러"

박광연 기자 2022. 8. 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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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통위 업무보고 밝혀
"남북정상회담 염두에 안 둬"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향후 주요 계기 시 보다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 이행을 위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옵션으로 넣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권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업무보고를 통해 담대한 구상 후속조치 추진 방향에 대해 “북한의 수용 여건을 조성하고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긴밀한 대미 협의를 하고 중국 등 유관국의 지지를 확보하겠다”며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주요 사업의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고 대북 협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북한의 전날 순항미사일 발사가 담대한 구상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취지의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순항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자기네들 무기를 좀 더 정교하게 하기 위한 일상적인 실험”이라며 “아주 심각한 정도의 도발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긴 이르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장관에게 담대한 구상의 보완을 제안했다. 태영호 의원은 “구상 실현 초기 단계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한국을 직접 겨냥한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걸 1단계 목표로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정상회담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과의) 협상 단계에 정상회담을 하나의 옵션으로 넣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주변국 협력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한테 쏠 것(핵무기)만 먼저 빼면 협조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며 “해왔던 대로 (핵에 대해 북한이) 신고·검증하고 전체 핵을 폐기·반출하는 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야당은 담대한 구상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유사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보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 상태에서 (담대한 구상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이고 첫걸음조차 못 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다 조건을 달아뒀는데 대북 지원의 실질적 진전이 있겠나”라며 “마치 이솝우화에서 두루미를 초대해놓고 화려한 만찬을 차려놓은 여우의 모습 아닌가”라고 했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은 군사·정치적인 북한의 체제안전 우려도 다룬다는 점에서 경제적 인센티브만 제공한 비핵·개방 3000과 큰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발표한 ‘담대한 구상’에는 북한의 비핵화 단계에 따른 경제적 지원 방안은 제시됐지만 정치·군사적 안전보장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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