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닻 올린 여 비대위..사무총장에 '용산참사' 김석기
혁신위 논란에 "존속"..내주 '이준석 가처분' 신청 결과 나와
국민의힘이 18일 대국민 사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첫발을 뗐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당 사무총장에 재선인 김석기 의원을 임명했다. 비대위 운명을 좌우할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결과는 다음주에 나온다.
주호영 위원장은 국회에서 주재한 비대위 첫 회의에서 비대위원들과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주 위원장은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 부적절한 언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 새 정부를 견인해 신뢰받도록 하는 데 소홀함이 있었다”며 “국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이 전 대표 간 갈등, 김성원 의원의 수해 현장 발언,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실책 등에 대한 사과로 비대위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주 위원장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장 뒷벽에는 “혁신과 변화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적힌 걸개가 붙었다.
비대위원들도 일성으로 반성문을 내놨다. 이들은 “국민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성일종),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심 어린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엄태영), “도로 자유한국당이 돼선 안 된다”(전주혜) 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주요 당직 인선안을 의결했다. 사무총장에는 재선 김석기 의원이 임명됐다. 2009년 6명이 사망한 용산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으로 진압작전을 지휘한 김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야권 등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비대위가 내건 ‘반성과 혁신’에 맞냐는 것이다.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에 출연해 “(박 의원뿐 아니라 김 의원도) 흠이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김석기 하면 용산(참사)이 바로 생각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존속 기간에 따라) 재직 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조직부총장을 역임한 김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수석대변인에는 초선 박정하 의원이 임명됐다. 6·1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춘추관장·대변인을 지냈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초선 정희용 의원이 임명됐다. 정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1팀장으로 일한 친윤(석열)계 인사다.
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은 오는 28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대위 출범 후 첫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정기국회 대응 계획과 수해 피해 지원대책, 추석 연휴 물가·코로나19 대책 등을 논의한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출범한당 혁신위원회는 존속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이 전날 “비대위와 혁신위가 존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위 해체를 주장하고,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혁신위를 흔들지 말라”며 반발하면서 당내 분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상황 정리에 나선 것이다. 주 위원장은 “최고위(비대위)와 혁신위가 각각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 결과는 다음주에 나온다. 이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 전날인 지난 16일 당을 상대로 전국위원회 의결 등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소송도 제기하면서 비대위의 ‘사법 리스크’는 장기간 이어지게 됐다.
정대연·유설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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