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경찰국장 "인노회는 이적단체"..야 "반헌법적 발언"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

‘가시방석’에 나란히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왼쪽)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과 윤희근 경찰청장도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적단체 아니다’라는 대법원 재심 판결에도 주장 고수
이상민 장관, 김 국장 교체 필요성 지적에 “검토해보겠다”
윤희근 경찰청장 “검찰청법 시행령, 법 취지 훼손 우려”

야당 의원들이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행정안전부의 수해대응을 질타했다. 김순호 행안부 경찰국장의 ‘동료 밀고 후 경찰 특채’ 의혹을 놓고는 여야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증인으로 나와 “경찰국 신설은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8~9일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야당이 질타하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했다. 이 장관은 “보는 관점에 따라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저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집중호우가) 115년 만의 일이었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에 이어 재난안전 총괄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생각을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전북 군산에서 개최된 ‘섬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종료 후 만찬 행사에 참여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이 장관은 “군산 행사를 마치자마자 세종에 복귀했다. (오후) 9시에 도착했다. 만찬까지가 공식 행사였다”며 “항상 유선으로 연락은 돼 있고 (대통령이) 그것으로도 실제 상황점검 회의를 하고 계셨다”고 해명했다.

운동권 동료들을 밀고한 뒤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경찰국장도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진땀을 흘렸다.

김 국장은 “인노회는 이적단체”라는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그는 “주체사상에 대한 염증, 주체사상이 가진 공포 때문에 전향했고 이런 것들을 해소하는 길이 뭔가 생각한 끝에 경찰이 되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노회 탈퇴 대가로 경찰 특채됐냐’는 질문에는 “그건 결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법원이 2020년 재심 판결에서 인노회가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판결한 점을 지적하며 “김순호 국장이 반헌법 세력”이라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오전 회의 때는 ‘김 국장을 경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의에 “30년 전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갖고 30년 후의 잣대로 그 직이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오후 회의에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이런 사람을 경찰국장 시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맞지 않는다”면서 교체 검토 필요성을 지적하자 이 장관은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의 적법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된 류삼영 총경은 “내용도 불법이고 시기적으로도 경찰청장이 안 계신 시기를 틈타 날치기로 진행되는 건 절차적인 하자가 명백하다”며 “사법투쟁을 통해 이런 관행을 막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법무부가 검찰 수사권을 전면 확대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데 대해 “법 개정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