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정책혼선·정무기능 실종에.. '슬림화 기조' 흔들

이창훈 2022. 8. 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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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가 정책 혼선과 정무·홍보 역량 부족 등 한계를 드러내며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조직 확대와 별개로 역량 부족 인사 교체, 정무 역량 강화 없이는 대통령실의 업무 성과 개선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조직과 정책 문제와 소통의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정무역량 강화가 가장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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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조율·홍보 조직 강화
역량 부족 장관의 돌출식 정책 홍보
대통령실 게이트키핑 못한 무능 겹쳐
정책조정수석 만들어 컨트롤 극대화
정무수석실 반토막 나 제 역할 못해
현안마다 여권 관계자발 보도 범람
대통령실 해명하다 엇박자 나기도
인적쇄신·정무기능 보강 없는 개편
업무성과 개선 한계 있을 것 지적도
새 홍보수석엔 김은혜 前 의원 내정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가 정책 혼선과 정무·홍보 역량 부족 등 한계를 드러내며 흔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정책실장과 민정수석실 폐지를 통해 ‘청와대 권력 내려놓기’를 공언했지만, 교육부의 취학연령 인하와 같은 정책 혼선과 부처 ‘정책 실종’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다. 그러나 조직 확대와 별개로 역량 부족 인사 교체, 정무 역량 강화 없이는 대통령실의 업무 성과 개선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뉴시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8일 용산 브리핑룸에서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신설을 포함해 ‘2실 5수석’을 ‘2실 6수석 내지는 2실 7수석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도 지난 정부보다 정책실장이 줄었다. 일하다 보면 필요한 분야도 있고, 또 줄일 분야도 있다. 슬림화라는 대전제는 갖고 운영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의 ‘대통령실 슬림화’는 ‘청와대 정부’로 대표되는 전 정권과 차별화에서 비롯됐다. 대통령실 규모를 축소해 내각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장관의 역량 부족 혹은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들과의 동거, 인사청문회 낙마로 장관 공백이 길어지는 등의 이유로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 구상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특히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취학 연령인하 추진을 둘러싼 혼선은 해당 정책의 부작용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박 전 부총리와 이를 게이트키핑 하지 못한 대통령실의 무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정책조정수석실이 신설될 경우 정책실장의 역할을 대신해 온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의 역할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장 기획관은) 앞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조정기획관의 윗급으로 신설되는 정책조정수석은 국정과제비서관과 기획비서관을 아래에 두고 사회·경제수석과 수평적인 위치에서 정책 발표와 기획 업무를 조율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조직과 정책 문제와 소통의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정무역량 강화가 가장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 파급력과 대중의 시선에서 정책의 필요성과 효과를 판단할 안목이 정책과 홍보 라인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림동 수해 사고 현장 사진을 윤 대통령의 홍보용 카드뉴스로 사용하거나 윤 대통령이 구두를 신고 수해 현장을 간 것이 대표적인 정무적인 판단 부족 사례로 꼽힌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과거 정부보다 정무수석실 인원이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보좌하는 참모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불만도 있다.

대통령실이 중요한 결정을 먼저 발표하지 못하고 여권 관계자발 보도에 끌려가는 점도 정무적 판단의 역량 부재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초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 시점에 대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대통령실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당초 오는 28일 김은혜 전 의원의 홍보수석 임명과 함께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밝힐 계획이었지만 이날 여권 관계자발로 대통령실의 조직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가 쏟아지자 뒤늦게 김 실장이 브리핑까지 나섰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의 조직 개편과 인선 가능성이 대통령실이 아니라 여권 관계자 발로 보도가 나오는 현상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어느 출처에서 나오는지 잘 몰라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박 전 부총리 사의 표명을 두고도 여권발로 사의 표명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정작 대통령실은 사의 표명 계획이 없다고 밝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무라인 교체·보강 여부에 대해 “(국회)운영위원회가 조만간 열린다”며 당장 교체는 어렵다는 뜻을 시사했다. 홍보 파트에서는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 대변인을 했던 김은혜 전 의원이 홍보수석비서관에 사실상 내정됐으며, 최영범 홍보수석은 홍보특보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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