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급 전범·야쿠자가 육사생도 사열..'국빈급' 의전까지

오승렬 기자 2022. 8.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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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한일협정 당시, 또 다른 '친일 장면'
[앵커]

일제 강제동원과 위안부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건 1965년 한일협정 당시,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란 주장이 있어 왔습니다. 뉴스룸은 어제(17일) 이 주장의 신빙성을 좀 더 살펴볼 수 있는 중앙정보부 사진을 보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사진을 공개합니다. 한일협정 직후, A급 전범과 야쿠자 두목이 한국에 와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을 사열하는 장면입니다. 막후에서 협정을 조정한 세력들이 국빈급 예우까지 받은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겁니다.

탐사보도팀 오승렬PD입니다.

[기자]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이듬해에 중앙정보부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검정색 고급 승용차가 육군사관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차에 탄 인물은 고다마 요시오와 마치이 히사유키.

일본 극우 정치 브로커와 폭력 조직 야쿠자의 두목입니다.

이들은 한국에 와서 육사 생도들을 사열하고 화랑대에도 올랐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육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이 정렬한 가운데 사열을 시켰다라고 하면 이건 최고의 예우를 갖춘 거 아니겠습니까, 무슨 정식 어떤 직함을 가진 사람도 아닌데…]

요정에서의 술 접대는 물론 육사 생도 사열까지 국빈급 의전이 이뤄진 장면입니다.

[사진 제보자 : 그 당시 육사의 위상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단지 사관생도를 양성하는 시설이 아니고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육사 생도들을 사열을 받도록 지시를 할 정도면 그 당시 권력 최고 실세들이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어요.]

고다마 요시오는 A급 전범 출신으로, 정치권과 폭력단을 오가며 활동했습니다.

일본 총리 선출과 자민당 창당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이 고다마가 1950년대, 60년대 일본 정치의 흑막에서 했었던 역할은 어마어마한 것이었고 일본에서도 일본 우익의 거괴(큰 괴물)라고 불리는 아주 흥미 있는 인물입니다. 일본 수상들이 꼼짝을 못 했다고나 할까요.]

이후 박정희 정권의 2인자였던 김종필이 돌연 숙청됐는데, 이 배경에도 고다마가 있었습니다.

김종필이 박정희의 차기를 노린다는 사실을 박정희에게 전했던 겁니다.

이른바 'JP 불충사건' 또는 '고다마 불충사건'으로 불립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이렇게 한국의 권력자들이 경쟁적으로 접대했던 건 고다마가 노는 선이 중앙정보부장, 국회의장, 총리 그런 선이 아니라 대통령 선이었던 거죠.]

일본 '극우 정치 낭인'에게 경쟁적으로 줄을 댄 '5.16 쿠데타 세력들' 1965년 한일협정은 이들이 잘못 끼운 한일 관계의 첫 단추였습니다.

아직까지 위안부와 강제 징용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중정의 미공개 사진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VJ : 최준호·장지훈·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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