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3억 들인 춘양목산림체험관 14년째 폐허로 방치

배소영 2022. 8. 1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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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귀신의 집이 있나 했어요. 폐허같이 을씨년스럽네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춘양목산림체험관이 14년째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봉화군은 2007년부터 3년에 걸쳐 43억원을 투입해 춘양목산림체험관을 준공했다.

이런 문제에도 춘양목산림체험관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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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이후 단 한번도 개방 안해
건축물 활용계획없이 공사한 탓
방문객은 물론 직원도 위치 몰라
수목원측 "사용방안 서둘러 마련"

“웬 귀신의 집이 있나 했어요. 폐허같이 을씨년스럽네요.”

지난 16일 찾은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진 건물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유리문에는 ‘위험 출입금지’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굳게 잡긴 출입문은 사람의 손을 꽤 오랫동안 타지 않은 듯 거미줄이 쳐졌다. 목재 데크는 썩어 구멍이 난 데다 인도엔 잡초가 자라 무성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 춘양목산림체험관이 방치된 모습.
건물 안을 들여다보니 ‘춘양목산림체험관’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지나가던 관광객 유모(31)씨는 “여기가 뭐 하는 곳이냐”고 묻더니 “수목원에 춘양목산림체험관이라는 게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춘양목산림체험관이 14년째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여기에 건물 관리에 손을 놓은 지 오래된 탓에 시설이 낡을 대로 낡아 운영 정상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8일 봉화군 등에 따르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09년에 첫 삽을 떠 2017년 문을 열었다. 전체 면적 5179㏊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착공 당시 산림청은 수목원 사업 구역 보상 절차를 마쳤고, 부지에 포함한 시설은 수목원이 인수해 관리하기로 운영 방침을 정했다. 춘양목산림체험관 역시 부지에 속한 시설 중 하나였다. 봉화군은 2007년부터 3년에 걸쳐 43억원을 투입해 춘양목산림체험관을 준공했다.

하지만 수목원은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춘양목산림체험관을 개방하지 않았다. 수목원 조성 사업을 하면서 용도에 맞게 기존 건축물의 활용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공사를 완료한 탓이다.

실제로 수목원을 찾더라도 춘양목산림체험관을 방문하려면 한참을 헤매야 한다. ‘춘양목산림체험관이 어디냐’는 물음에 수목원 직원들조차 머리를 긁적일 뿐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수목원의 시설을 안내하는 관광지도에서도 춘양목산림체험관은 쏙 빠져 있다.

춘양목산림체험관의 재개관 여부는 안갯속이다. 가장 큰 이유는 건물 수리에 드는 예산 때문이다. 건물 내부를 모두 손봐야 해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이 든다. 내부 시설은 물론 소방시설까지 낡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도 춘양목산림체험관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혜민(34)씨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든 건물이 한 번도 제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기존의 용도를 살릴 수 없다면 새로운 활용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목원 관계자는 “그동안 건축물 정상화를 위한 활용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왔다”며 “앞으로 산림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건축물 개선 공사를 위한 예산확보는 물론 효율적인 사용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봉화=글·사진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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