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 '공회전'..정부, 채권 매각 선택권 금융권에 준다

전슬기 2022. 8. 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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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채무를 조정해주는 새출발기금 도입이 진통을 겪자 정부가 이해 관계자 설득에 나섰다.

정부는 금융권에 채권매각 또는 자체 채무조정이라는 선택권을 주고, 매각 시 시장 가격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 중 저신용 또는 단기 연체자(부실 우려 채권)와 90일 이상 장기 연체자(부실 채권)의 담보·보증 채권 및 무담보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 채무를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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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건어물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 채무를 조정해주는 새출발기금 도입이 진통을 겪자 정부가 이해 관계자 설득에 나섰다. 정부는 금융권에 채권매각 또는 자체 채무조정이라는 선택권을 주고, 매각 시 시장 가격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원금 탕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는 재산·소득을 넘는 부분만 탕감하고, 총 한도는 현 신용회복위원회 제도 수준인 약 5억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새출발기금 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애초 새출발기금 최종안은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금융권 반발로 설명회만 열렸다. 현재 금융권은 새출발기금에 고객을 뺏기거나 헐값에 채권을 매각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 중 저신용 또는 단기 연체자(부실 우려 채권)와 90일 이상 장기 연체자(부실 채권)의 담보·보증 채권 및 무담보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 채무를 조정한다. 부실 우려 채권은 이자 감면 및 분할 상환을, 부실 채권은 무담보 채권에 한해 원금 탕감을 지원한다.

금융권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지금도 부실 우려 및 부실 부채는 신복위에서 이자감면, 원금 탕감 등의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권은 신복위 채무조정의 경우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나 새출발기금은 이런 선택권이 없어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또 90일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은 입찰에 부쳐 유리한 가격에 시장에 넘기는 것도 가능한데, 새출발기금의 매입 가격은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금융권에 자체 채무조정을 할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소상공인이 새출발기금을 신청하면, 금융권이 기금에 채권을 넘기는 것에 대해 동의 또는 거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부실 우려 채권 및 담보채권에 대해서는 거부가 가능하도록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거부할 경우 신복위를 통해 새출발기금과 비슷한 수준의 채무조정은 지원해야 한다. 금융권 거부로 소상공인들이 지원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이런 측면에서 원금 탕감이 지원되는 무담보 부실 채권의 경우에는 매각 거부가 불가능하다.

금융권이 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경우에는 최대한 시장 가격에 맞춰 사올 방침이다. 담보채권은 담보물 가치가 채권원금의 100%를 초과하면 그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또 부실이 발생한 무담보 채권의 경우 신복위에서 채무조정을 하게 되면 금융권 스스로 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부실 채권시장에서도 팔리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손실 처리를 해야 한다. 정부는 무담보 부실 채권을 새출발기금이 재정으로 사주는 것이므로 금융권도 손해가 아니라고 본다.

정부는 금융권에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헤아려야 한다고 설득 중이다. 금융권이 부실 채권 시장에 채권을 매각하면 대부업체 등을 통해 소상공인은 과잉 추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새출발기금은 매입 즉시 추심이 중단된다.

정부는 원금 탕감도 90일 이상 장기 연체자인 신용불량 소상공인에만 지원하기로 했다. 전체 부채가 아니라 재산과 소득을 넘어선 부채에 대해서만 60~90% 감면한다. 원금 탕감 한도도 신복위 개인워크아웃제도 한도를 참고하기로 했다. 신복위의 총한도는 15억원인데, 이 중 새출발기금에서 원금 탕감이 가능한 무담보채권의 한도는 5억원 이하다.

저신용 또는 단기 연체자인 부실 우려 차주에 대해서는 일부러 신용점수를 낮추거나 단기 연체를 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기 위해 세세한 판단 기준은 공개하지 않고, 소상공인 신청시 지원 가능 여부를 통보해주기로 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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