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號 '불안한 출발'.. "갈등과 분열, 당원·국민께 사과"

김병관 2022. 8. 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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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비대위 첫 회의에서 "당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을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벌써부터 '친윤'(친윤석열) 비대위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차기 당권 경쟁이 불붙으면서 비대위가 존재감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그동안의 당 내홍 상황을 하나씩 언급하는 반성문을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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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대위 첫 회의
朱, 반성·혁신 의지 강조했지만
이준석 제기 가처분 신청 이어
친윤계 비대위원 포진 등 논란
차기 당권주자 주도권 싸움 탓
존재감 드러내기 쉽지 않을 듯
김기현 "全大출마 심각하게 고민"
안철수 "혁신위 존속 바람직 안해"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비대위 첫 회의에서 “당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을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비대위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만큼 초반 활동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성과 혁신 의지를 강조하는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벌써부터 ‘친윤’(친윤석열) 비대위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차기 당권 경쟁이 불붙으면서 비대위가 존재감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與, 회의 참석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가운데)과 권성동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비대위의 첫 일성은 반성과 혁신이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그동안의 당 내홍 상황을 하나씩 언급하는 반성문을 써내려갔다. 그는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 민생을 잘 챙겨 유능한 집권당이라는 인식을 국민들께 드리지 못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있었다”며 “새 정부를 제대로 견인해 조기 안착시키고 신뢰받도록 하는 데도 소홀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을 향해 “우리 모두 잘못했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취지로 인사를 드리고 시작했으면 한다”고 제안했고, 비대위원 전원은 자리에서 기립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당 비상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 권성동 원내대표도 무거운 표정으로 “하루빨리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비대위원들도 “비대위 최우선 과제는 통렬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비상한 각오로 다시 시작하는 것”(엄태영 비대위원), “국민의 피로감만 가중하는 소모적 정쟁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이소희 비대위원)” 등 쇄신 의지를 차례로 밝혔다. 당 안팎의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날 회의 분위기는 시종 엄숙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 갈등'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비대위가 활동 명분과 동력을 얻기 위해 ‘대국민 사과’로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비대위를 둘러싼 당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에 따라 ‘주호영 비대위’는 당장 ‘올스톱’될 수 있다.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 참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등 당내 상황도 비대위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고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합류한 바 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의총에 참석한) 분들이 (재신임을) 통과시켰다는 게 과연 상식에 맞는 모습인지, 저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질타했다.

비대위 곳곳에 ‘친윤’ 인사가 배치된 점도 논란이 됐다. 내홍을 줄이기 위해선 이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친윤 인사를 비대위에서 제외하는 게 맞았다는 것이다. 주기환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초선 정희용 의원도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다. 주 위원장은 이날 당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에는 각각 계파색이 옅은 재선의 김석기 의원, 초선의 박정하 의원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왼쪽),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차기 당권 주자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어 비대위의 존재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심각하게 (출마) 고민을 하고 있다”며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관련해서도 “정기국회와 특별한 상관이 없다. 대통령 후보도 아니고 당 대표를 뽑는 선거인데 전당대회를 하는 게 (정기국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명한 목소리를 냈다. 주 위원장은 ‘9월 정기국회 후 전대’에 무게를 실은 바 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비대위와 혁신위가 같이 존속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위의 해체를 주장했다. 당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며 당내 존재감을 넓히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주 위원장은 “혁신위가 활발히 활동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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