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브렉시트 영국, 다시 주목 받는 '영연방 경기대회'

유원중 2022. 8. 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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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영국은 영연방 국가들은 올림픽처럼 4년에 한 번씩 모여 '영연방 경기대회' 원어로는 ‘코먼웰스 게임'이라는 스포츠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참가국이 무려 72개나 된다고 하는군요.

브렉시트로 유럽에서 멀어진 영국은 올해 잉글랜드 버밍햄에서 개최된 이 대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과 이 소식 자세히 알아봅니다.

유원중 특파원, 우선 '영연방 경기대회', 우리에겐 약간 생소한 이름인데요.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국 여왕을 군주로 모시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나라와 과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남아공과 인도, 케냐 등 전 세계 53개 나라로 구성된 영연방 국가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국제 종합 경기 대회입니다.

약 2주간 펼쳐지는 이 대회가 올해는 잉글랜드 버밍행에서 개최돼 지난 8일 폐막했습니다.

영국 왕실의 개회 선언과 함께 시작되는 개막식은 참가국 선수단들이 입장하고 다채로운 개막행사가 펼쳐지면서 언뜻 올림픽 개막식처럼 성대하게 치러집니다.

축구나 야구 같은 종목은 없지만 육상과 수영, 크리켓, 7인제 럭비 등 25개 종목에 5천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열전을 벌이는데요.

올해는 호주가 금메달 67개로 1위에 올랐고, 개최국인 잉글랜드와 캐나다가 2위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브렌단 도드/호주 출전 선수 가족 :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만나는 이 행사는 우리가 하나의 큰 가족이 돼 친구가 되고 즐기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앵커]

정말 올림픽 개막식을 보는 것 같은데요.

'영연방 경기대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거죠?

[기자]

1930년에 처음 개최됐던 이 경기대회의 당시 이름은 '대영제국 경기대회'였는데요.

당시 세계를 제패하고 있던 영국이 전 세계 식민지 국가들을 한데 모아 결속을 다지는 스포츠 행사였습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상당수 식민지가 독립 국가로 분리됐지만 이후 영국은 이들 나라와 함께 '영연방'이라는 일종의 국제기구 성격의 동맹체를 만들었는데요.

'영연방 경기대회'는 초창기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영연방 국가 국민들이 한 데 모여 이해와 화합을 도모하는 스포츠 축제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경기가 함께 열리고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는 올림픽과는 달리 참가 선수들이 다양한 사회적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영국 버밍행에서 열린 '영연방 경기'가 예전과 비교하면 더 주목을 받은 이유가 있다면서요?

[기자]

버밍햄 대회는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은 채 대형 스포츠 축제가 준비되면서 정상적으로 개최 될지 여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는데요.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영미권 팝 음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룹 '듀란듀란'이 개막식에 참여했고, 폐막식에선 전설적인 록스타 오지 오즈번이 등장해 선수와 관중들을 흥분시켰는데요.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국 왕실이 총출동해 세계 각지에서 온 선수단과 관계자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고요.

특히 경기대회 기간 영국 국제통상부가 무역 투자 캠페인을 열어 영연방 국가 간의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영국 정치권이 주도했고 지난 6월 르완다에서 열린 영연방국가 정상회의에서도 강조됐던 겁니다.

[트러스/영국 외무장관/정부 홍보영상 : "더 강하고 탄력적인 영연방을 만들기 위해 그 잠재력을 활용해야 합니다. 무역과 투자를 늘려 회원국들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앵커]

'영연방 경기대회’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뛰어 넘는 정치·경제적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밍햄시립대의 루이터 교수는 이번 버밍행 대회를 통해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EU 쪽과 축소된 무역 관계를 영연방 국가와의 교역 강화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속력이 약화 되기는 했지만 영연방은 20억 명이 넘는 인구와 총합계 GDP가 10조 달러에 달하는 실체가 존재하는 국제동맹체인데요.

미국의 주요 관심이 인도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EU를 탈퇴한 영국은 최근 들어 국제적인 입지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영연방과의 관계를 높여 경제 활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김인수 양의정 이현모/자료조사:지다해

유원중 기자 (i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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