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봇 힘쏟는 현대차..美에 투자사 만든다
벤처캐피털 설립, 총 1조투입
이달 초 AI연구소 세워
MIT 등 대학과도 협업
◆ 로봇시장 빅뱅 (上) ◆
현대차가 4억달러(약 5290억원)를 투입하고 외부에서도 4억달러를 유치해 로봇 연구소와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을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다. 특히 VC 설립은 미국에 하드웨어(로봇)와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기술 결합에 특화한 투자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첫 시도다. 현지 벤처기업 지분투자와 경영권 인수 등 로보틱스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미국 로봇 학계와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달 초 미국 보스턴에 '보스턴다이내믹스 AI연구소(BDAII)'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R&D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BDAII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한 현지 대학과 협업해 로봇 관련 원천 기술을 축적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또 BDAII 산하에 로봇 전문 투자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직은 지분투자, 경영권 인수 등 '제2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발굴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투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VC 초기 펀드 규모는 최소 4억달러 수준에서 검토 중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펀드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BDAII가 자체 연구와 대학 실험실의 기술 실증 등에 집중하고 투자회사가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구조로, 현대차그룹은 R&D와 사업화를 아우르는 자체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작업은 BDAII 최고경영자 겸 연구소장으로 선임된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창업자(전 회장)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로봇 대가로 알려진 로드니 브룩스 아이로봇 창업자와 로봇·AI 분야 세계 최고 석학으로 평가받는 다니엘라 루스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소장 등과 협업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보스턴 = 황순민 기자 / 서울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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