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만에..5연패 도전 신진서 압도적 승리

조효성 2022. 8. 18.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경·MBN·한국기원 주최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1국
변상일에 143수만에 불계승
상대전적 26승7패로 벌려
바둑 새역사 향해 첫발 내디뎌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7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5번기) 1국에서 신진서 9단(오른쪽)이 변상일 9단을 맞아 143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는 한국 바둑 선수권전 사상 첫 5연패에 도전한다. [김호영 기자]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대국장에서 열린 제27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5번기) 1국. 32개월째 한국 바둑 랭킹 1위이자 국내외 대회에서 타이틀 8개를 보유한 신진서 9단(22)의 손끝에 바둑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 바둑 역사상 단 한 명도 이루지 못한 '선수권전 5연패'의 새로운 기록이 그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번 기선을 제압하면 철저하게 승기를 지켜 나가는 신진서와 이에 맞서는 '공격 바둑' 변상일 9단(25)의 맞대결.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국내 바둑 랭킹 3위 변상일은 지난해 열린 제26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에서 신진서를 상대로 먼저 1승을 거두는 등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15일 열린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세계바둑최강전 결승전 패배의 여파 때문인지 이날 변상일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도 못하고 불과 1시간30분 만에 짐을 싸야 했다.

사흘 전 국수산맥 결승에서 변상일은 중반 이후까지 승률 75%를 기록할 정도로 우세했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신진서는 "마지막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견뎌보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번 우승으로 좋은 기운을 얻은 만큼 앞으로 있을 GS칼텍스배 결승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다짐대로 GS칼텍스배 결승 1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는 변상일을 상대로 통산 전적을 26승7패로 벌렸다. 또 올 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게 됐다. 신진서의 올해 성적은 70전 60승1무9패가 됐다.

신진서는 "앞서 열린 국수산맥배 결승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어제는 바둑을 두지 않고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며 "내일은 변상일 선수가 좀 더 강하게 나올 것 같다. 내일은 백으로 두는 차례이기 때문에 대비를 하겠다. 평소처럼 잘 쉬고 공부도 좀 하면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오늘은 큰 싸움 없이 이겼지만 내일부터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졌다. 예상 대국 시간은 3~4시간. 하지만 승부는 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초반 61수까지는 좌변과 좌하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때까지 인공지능(AI) 카타고가 예상한 승률은 5대5였다. 승부를 가릴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변상일이 상변에서 공격을 시작했고 인공지능의 승률은 급격하게 신진서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신진서가 흑69로 백을 잡은 순간 승률은 73%로 올라갔고 이때부터 백이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승기를 잡은 신진서가 승률 98%가 되는 143수를 두었고 경기는 끝났다.

신진서는 "변상일 선수가 중앙 쪽을 끊어갈 때 확실히 무리라서 편해진 것 같다. 마지막에 조금 좋다고 생각한 장면에서 타협해야 되는데 대마싸움으로 오면서 확실히 편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는 '사상 첫 선수권전 5연패'를 향해 기분 좋게 첫발을 내디뎠다. 타이틀 홀더가 도전자를 맞아들여 방어전을 치르는 도전기 방식과 달리 선수권전은 전기 우승자도 본선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연속 우승을 하는 데는 힘이 많이 든다.

국내 선수권전 사상 최다 연패 기록은 현재까지 4연패다. 단 두 명에게만 허락됐다. 이창호 9단이 1~4기 천원전(1996~1999년)에서 처음 이뤘고 신진서 9단이 23~26기 GS칼텍스배(2018~2021년)에서 22년 만에 바통을 이어받았다. 결승 5번기 2국은 19일 오후 1시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1996년 시작된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은 매일경제와 MBN,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국내 개인전 최고인 7000만원이고 준우승은 3000만원이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