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 때 먹어도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은?

뼈에 좋은 음식, 교정 치료와 무관..굳이 챙겨 먹을 필요 '無'
탄산·가당음료, 교정 치료보다 충치 발생 가능성 높여 피해야
엿·젤리·떡 등 교정 장치에 들러붙어 변형시켜..피하는 게 좋아
이에 끼는 음식도 안 좋아..장치와 잇몸 사이에 껴 염증 유발

치아 교정기.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치아 교정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적잖다. 치열이 불규칙하거나 위아래 턱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교정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치아에 붙어 있는 교정 장치가 딱딱한 음식 때문에 틀어지지는 않을까, 젤리 같은 음식을 먹으면 교정 장치에 좋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정 치료 중 먹으면 좋은 음식과 피해야할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강윤구 교수와 함께 팩트체크를 해 봤다.

먼저 ‘뼈에 좋은 음식’이 교정 치료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크게 상관은 없다고 강 교수는 설명한다.

교정 중에 치아는 잇몸뼈를 통과하면서 이동한다. 치아 주변의 잇몸뼈가 흡수와 재형성의 과정이 번갈아 치아 주변의 광범위한 부위에서 일어나면서 치아가 이동한다. 이 때문에 흔히 뼈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교정 치료에 좋으리라 생각하지만, 특별히 영양실조나 부족이 아니라면 섭취하는 식품이 교정 치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

또한 ‘탄산이나 당분 많은 음식’은 교정 치료에 영향을 주기 보다는 충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조언한다.

교정 장치는 크게 착탈이 가능한 ‘가철식 장치’와 그렇지 않은 ‘고정식 장치’로 나뉜다. 가철식 장치는 장치를 빼고 음식을 섭취할 수 있어 음식에 따른 영향은 적지만, 가철식 장치 중 치아 전체를 덮는 투명교정 장치의 경우에는 혀나 뺨 같은 구강 주위 근육에 의한 치아 자정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치아에 묻은 음식 성분이 그대로 장치에 남아 있게 된다. 

만약 그 성분이 산성이라면 산성에 취약한 치아 구조상 부식이 일어날 수 있으며, 당분이 많다면 충치가 유발되기 쉽다. 따라서 투명교정 장치를 착용할 경우 탄산음료 등 산성 성분을 피하는 게 좋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교정 장치인 ‘브라켓’과 같은 고정식 교정 장치도 마찬가지로 충치 가능성을 크게 높이기 때문에 탄산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치아 교정기. 게티이미지뱅크

 
‘들러붙거나 너무 단단한 음식’은 교정 장치의 고정에 문제 생길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고정식 장치는 장치가 있는 상태에서 식사와 양치를 하기 때문에 음식물에 의해 장치가 기계적으로 파손·변형될 수 있어 떡·엿·껌·캐러멜·젤리 등 장치에 들러붙을 수 있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또한 너무 단단한 음식물도 조심해야 한다. 이는 강한 힘으로 씹어야 하기에 교정 장치를 변형시키거나 탈락시킬 수 있다. 

강 교수는 “실제로 깍두기를 먹다가 장치가 떨어졌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견과류를 먹다가 교정 철사가 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잇몸 사이에 잘 끼는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아몬드 같은 견과류·크래커·연한 고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음식물은 입 안에서 잘게 쪼개지면서 장치와 잇몸 사이에 끼게 되면 빼기도 어렵고, 잇몸에 세게 낀 음식은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심하게 붓기도 한다. 

또한 나물류 같은 섬유질이 많고 길이가 긴 음식물은 교정 철사에 걸려서 먹지도 뱉지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므로 잘게 잘라서 먹는 것이 좋다.

내용을 종합하자면 음식물을 조심해서 먹고, 먹은 후 구강 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교정 장치를 하고 있더라도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물은 없다. 하지만 긴 교정 치료 기간 동안 교정 장치의 탈락이나 변형 없이 장치의 효과를 100% 보장하려면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