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는 수박소통" "국민의힘은 양두구육" 과방위 또 파행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김윤나영 기자 2022. 8. 18. 17: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행 방식·소위 구성안 의결 등 놓고 충돌
정 위원장 "내 몸에 손 대지마, 고발 가능"
권성동 "고발해" 의결 반발하며 집단 퇴장
재개된 회의서 재차 퇴장..야당 단독 처리
1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성중 과방위 여당 간사 내정자 등 여당 의원들이 정청래 과방위원장에게 “독선적인 운영”이라며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18일 또 파행됐다. 여야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과 법안소위 구성안 의결 등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에게 “겉과 속이 다른 ‘수박’(이재명 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이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부르는 은어) 소통을 한다”고 비판하며 회의 도중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은 “의결할 것도 많은 상황인데 아직도 본인들이 야당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과방위는 이날 21대 국회 후반기 세번째 전체회의를 열고 첫 상견례 자리를 가졌지만 회의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 위원장 의사 진행에 반발해 퇴장하면서 또 파행됐다. 앞서 지난달 27일·29일 열린 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반쪽’으로 진행된 바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이 의사일정을 맘대로 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은 “기본적으로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의 상임위 진행이 의미가 있는가”라며 “여당 의원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했다고 하는데 민주당스러운 수박 소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간사 내정자인 박성중 의원은 “(과방위는) 자기들(민주당) 마음대로 운영하는 폭주하는 설국 열차”라며 “민주당은 호의호식하는 설국열차 앞칸에,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꼬리 칸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아직도 본인들이 야당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고 참담하다”며 “결산할 것도, 의결할 것도 많고 빨리 해결하기를 원해야 하는 건 여당인데 민주당이 상임위를 빨리 열어서 처리하자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은 “과방위를 파행으로 모는 것은 여당”이라면서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하는데 1차 회의 때 박성중 의원은 토론회를 하고 있지 않았냐”고 했다. 정필모 의원은 “우리 당을 향해서 수박 소통이라는 말로 폄하하고 모욕한 것에 대해 여당은 사과하라”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여당은 양두구육식 소통을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이 법안심사 소위원회 구성의 건을 상정해 의결에 돌입하려고 시도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을 다룰 제2소위(정보통신방송소위) 위원장을 조승래 민주당 의원으로 하는 안이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이 의결을 막으려 위원장석으로 다가갔다. 정 위원장은 “제 몸에 손대지 마세요. 위원장석에서 떠나세요. 경고합니다. 국회선진화법상 고발할 수 있다”고 했고, 권 의원은 “고발해, 고발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 절차에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정회된 뒤 다시 열린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정 자체를 반대한다”며 소위 구성 안건 의결에 반발했지만 정 위원장은 “안건은 상정돼 있고 찬반을 말한 뒤 표결하면 되는 것”이라며 표결을 진행할 뜻을 비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퇴장했고, 민주당은 소위 구성 안건을 단독 표결 처리했다. 정 위원장은 회의를 마치며 “특별한 명분과 이유 없이 여당 측에서 일방적으로 불참하는 일은 헌정사상 참 보기 어려운 코미디”이라며 “무단결석, 무단가출하신 국민의힘 의원들의 조속한 귀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불출석한 것을 두고 “삼권분립 정신을 무시하는 반헌법적인 처사”라며 “장관이 타의에 의한 압력으로 출석을 못했다면, 국회선진화법상 의사진행방해죄에 해당한다. 이게 윤석열 정부에서 얘기하는 법과 원칙에 따른 행동이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 위원장은 독단적 과방위 운영을 중단하라”면서 “과방위 소관 공무원들은 여야 간사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결산회의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