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트위터에 여성 인권 지지 글 올린 여성에게 34년형 선고

노정연 기자 입력 2022. 8. 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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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마 알셰합. CNN 홈페이지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여성이 트위터에 여성 인권 운동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징역 34년을 선고받았다.

17일(현지시간)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은 반테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살마 알셰합(33)에게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영국 리즈대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알셰합은 작년 1월 사우디에서 휴가를 보내고 영국으로 돌아가던 길에 체포됐다. 알셰합은 체포되기 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우디의 남성 후견인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 제도는 남성에게 여성 친척들의 삶을 일정 부분 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또 그는 여성의 운전할 권리를 주장하며 정부를 비판했다가 옥고를 치른 여성 인권 운동가 로우자인 알하틀로우를 포함한 양심수를 지지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사우디 법원은 그가 이 같은 행위를 통해 공공질서를 해치고 반테러법상 범죄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체포 후 265일 동안 심문을 받은 뒤 법원으로 이송된 알셰합은 지난해 말 1심에서 6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한 뒤 형량이 34년으로 대폭 늘었다. 이는 사우디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는 활동가에게 내려진 최고 형량이다. 재판부는 여기에 형 집행 종료 후 34년간 출국 금지와 휴대폰 압수, 트위터 계정 영구 폐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그의 혐의와 교정 상태를 고려할 때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라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사우디 정부가 테러방지법을 남용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정부에 알셰합의 석방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사우디 인권단체 ALQST는 성명을 통해 “알셰합에게 내려진 판결은 여성 인권과 사법개혁을 말하는 사우디 정부 스스로를 조롱하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사우디 법원이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무모하게 처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사우디에서 체포된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는 유럽사우디 인권기구는 “(이번 판결이) 사우디가 소셜네트워크에서 개혁을 요구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비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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