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GS칼텍스배 결승 제1국서 변상일에 승리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22)이 사상 첫 선수권전 5연패를 향한 첫 걸음을 가볍게 뗐다.
신진서는 18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7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 5번기 제1국에서 한국 랭킹 3위 변상일 9단(25)을 143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꺾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26번의 GS칼텍스배 결승에서 1국을 가져간 기사가 우승한 것은 총 21번. 확률로는 80.8%나 된다. 신진서는 변상일과의 통산 상대전적도 26승7패로 더 벌렸다.
신진서와 변상일은 최근 2년간 결승에서 만나기만 하면 치열한 승부를 펼쳐 바둑 팬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15일 열린 제8회 국수산맥 세계프로최강전 결승에서는 신진서가 변상일에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승부는 비교적 일찍 끝났다. 50수를 넘어서면서부터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가 신진서쪽으로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60수를 넘어 변상일이 중앙에서 성급히 백을 끊으려고 나섰다가 신진서의 응수에 크게 당하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넘어갔다. 승부가 났다는 판단이 들자 변상일이 빠르게 돌을 던졌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GS칼텍스배 4연패를 이룬 신진서는 이번에 5연패에 도전한다. GS칼텍스배는 선수권전으로, 역대 한국 종합기전에서 선수권전 4연패를 이룬 기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천원전 4연패를 달성한 이창호 9단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여자국수전 4연패를 이룬 최정 9단, 그리고 신진서까지 3명 뿐이다. 신진서가 이번에 5연패를 달성하면 최초의 기록을 세운다.
신진서는 대국 후 방송 인터뷰에서 “국수산맥배가 끝나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많이 쉬었다”며 “상대가 중앙쪽에서 끊어갈 때 무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편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국부터는 상대가 더 강하게 나올 것 같다. 2국은 내가 백을 잡는데 거기에 맞춰 또 대비해야할 것 같다. 평소 하던대로 잘 쉬고 잘 먹고, 바둑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준비하겠다”고 2국도 이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결승 제2국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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