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반론: 정부의 재난대응, 사실은 이렇습니다

한겨레 2022. 8.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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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세종정부청사에는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되는 사무실이 있다.

각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핫라인으로 연결돼 있고, 하천변이나 댐 등에 있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상황실과 함께 지역별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조를 위한 긴급구조통제단, 중앙에서 체계적인 지원과 조정역할을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대형 재난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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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수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호 |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서울과 세종정부청사에는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되는 사무실이 있다. 각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핫라인으로 연결돼 있고, 하천변이나 댐 등에 있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영상회의를 소집할 수도 있다. 매분, 매초 긴박하게 돌아가는 이곳은 바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다. 상황실에서 파악한 재난 징후 등을 토대로, 정부는 재난에 대응하고 응급 구호작업을 하게 된다. 상황실과 함께 지역별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조를 위한 긴급구조통제단, 중앙에서 체계적인 지원과 조정역할을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대형 재난에 대응한다.

최근 수도권 폭우 상황에서도 상황실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필두로 일선 지자체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여러 대책이 현장에서 작동됐다. 산지와 하천변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둔치 주차장이나 산책로 등 침수 우려 시설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는 등 피해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했다. 다만 천재지변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115년 만의 폭우에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이로 인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초기 대응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피해가 발생한 점은 정부 재난대응에 대한 비판으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폭우 대응과 관련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실에 근거해 비난하는 행위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정치적 수사를 섞은 비난은 일선 현장에서 재난대응에 힘 쏟고 있는 관계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국가의 재난대응 역량 발휘를 방해할 수 있다. 지난 8월11일 재난 대처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에는 재난지휘시설이 없어 세종으로 이동하느라 초기 대응할 시간을 길거리에서 허비했다고 비난하는 기고문이 실렸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선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세종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재난상황을 지휘할 수 있는 상황실(서울상황센터)이 설치돼 있다. 정부기관들을 연결한 국가지도통신망을 이용해 서울상황센터에서도 각급 행정기관 및 자치단체와 영상회의를 할 수 있다. 지난 5월31일 경남 밀양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행안부 장관은 서울상황센터에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초동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세종까지 이동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 8일 폭우 당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역 현장방문 일정을 마치고 세종에 머물고 있었고, 저녁시간대 기상상황이 매우 심각해짐에 따라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초기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신속하게 상황을 확인하고 관계 기관들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응급대책을 세종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논의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폐문조거(閉門造車)라는 말이 있다. 문을 닫고 수레를 만든다는 뜻이다. 수레의 차폭이나 궤적을 고려하지 않고 수레를 만드는 것처럼,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 생각대로만 한다는 것이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장악에 힘쓰느라 재난관리총괄기관의 수장으로서 역할에 소홀했다는 사실과 다른 말로 비난하는 것은, 폭우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많은 사람을 허탈하게 할 뿐이다. 실제 재난현장에는 관심도 없이 그저 정치적인 이유로 정부의 재난대처 노력을 깎아내리는 것이야말로 문을 닫고 수레를 만드는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닐까.

▶▶관련 기고: ‘재난대응 주무 장관’ 이상민, 물난리 때는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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