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도 달러강세도 버텼지만..하반기 가시밭길

김인경 2022. 8. 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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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영업익 거둬
매출액영업이익률·순이익률 하락..1000원 팔아 63원 남겨
3Q 추정치 하향 가속..삼성전자도 감익 불가피
"기업 원자재 대체제·가격전가력 등 대처능력 중요해져"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이 역대 최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1320원선까지 치솟은 가운데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업들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고 있다. 하반기부터 미국발 금리 인상과 고물가 우려가 본격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감익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쥐는 돈은 줄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기업 603개사(금융업 등 제외)의 올해 상반기(1~6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6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조3084억원을 기록하며 16.68%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85조8070억원으로 0.67% 늘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코스피 매출액의 11.3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06조88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77% 늘었다. 영업이익은 12.96% 증가해 79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최대실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반기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은 63조3836억원으로 전년보다 7.42%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7.88%, 6.3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7%포인트, 1.53%포인트 낮아졌다. 코스피 상장사가 올해 상반기 1000원을 팔았다고 가정하면 78.8원을 손에 쥐었고, 여기 법인세 등의 비용까지 차감하면 실제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63원 수준이라는 얘기다.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17개 업종 중 운수창고(178.29%), 운수장비(85.65%), 섬유·의복(64.26%), 서비스업(48.19%), 유통업(45.67%)을 비롯해 15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가스업(적자전환), 건설업(-28.33%) 등 2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전기가스는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올 상반기 14조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한국전력은 코스피 기업 내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삼성전자(005930)(28조2185억원)였다. SK하이닉스(000660)(7조522억원)와 SK(034730)(6조6311억원), HMM(011200)(6조857억원), 현대차(005380)(4조9807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인플레·금리인상 영향 본격화…3Q 역성장 불가피

상반기부터 어려워지고 있는 영업환경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생산비용에 대한 부담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만큼,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가 국내 상장사에도 드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증권가도 3분기 이익 추정치를 하향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207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0조145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55조2836억원)보다 9.53% 낮은 수치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석 달 전엔 57조2624억원, 한 달전 53조6302억원으로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3분기가 지나고 난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

작년 상반기보다 28.56% 많은 28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005930)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조2603억원(3개월 전)→14조6994억원(1개월 전)→13조5472억원(현재)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15조8175억원)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3분기 순이익 전망치 역시 11조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2933억원)을 밑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이 하반기에는 원자재에 대한 대체재·보완재 확보, 마진 조정과 가격 전가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이 중요해지는 영업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동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연간 실적 추정치는 전년 대비 증익 수준으로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 실적에 따라 감익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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