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美 프렌드쇼어링 대비, 첨단제품 직접 공급해야"
'피벗 투 아메리카'전략 제안
中·베트남통한 간접수출 한계
"기술수출역량 美로 재배치해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은 17일(현지시간) 발간한 '미국 프렌드쇼어링 정책 심층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코트라는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유럽(TTC), 아시아·태평양(IPEF), 북미·중남미, 중동·아프리카를 아우르는 경제 안보 협력체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또 코트라는 백악관이 직접 국내외 공급망 전략 수립을 주관하고 관계 부처의 신속한 집행을 독려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반도체 탄력성 강화, 첨단 기술 투자 확대, 국제 기술 표준 정립, 희귀광물 공급망 안정화, 정부조달 구매력을 활용한 기술산업 육성, 수출입 통제, 노동·환경·지식재산권 강화 등의 중국 견제 정책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러한 미국의 프랜드쇼어링 방침에 보조를 맞춰 한국의 대응역량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코트라는 "글로벌 기술·투자 블록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우리 중간재를 공급한 후 미국 등 선진국으로 간접 수출을 꾀하는 범아시아 제조업 분업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 시장으로 우리 기술 수출역량의 재배치를 뜻하는 ‘피벗 투 아메리카(Pivot to America)'를 제안했다.
코트라는 "한국의 고도기술 제품수출의 중국시장 점유율(15%)에 비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4.2%로 낮다"며 미국과 유럽으로 고도 기술 수출의 다각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진 미국 기술 생태계에 직접 참여해서 한국 기술의 인지도, 보편성, 호환성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코트라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 육성 정책에 따라 메이저 반도체 기업간에 수혜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전략적인 고지 선점이 미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
코트라는 "미국 정부가 1980년대 후반 민간·공공 반도체 협력기구를 설립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인재양성한 덕분에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37%까지 끌어올렸다"며 "이로 인해 일본 5대 반도체 메이커 침체 및 삼성과 TSMC의 부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바이든 정부 반도체 정책도 미래 반도체 시장 판도를 결정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국제무역협정의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다. 시장개방보다는 디지털 무역, 탄소중립, 노동·인권, 지재권, 산업보조금 등 포괄적 규범 정립이 강조된다. 이러한 기류 변화 속에서 한국도 국익 극대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코트라는 제안했다.
코트라 워싱턴무역관 강상엽 관장은 "최근 현지 글로벌 경영컨설팅사들의 최대 화두는 지정학적 위기관리로 집약된다"라며 "미국 프렌드쇼어링 정책으로 대변되는 국제 통상 기류의 전환 속에서 우리 기업도 대내외로부터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우선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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