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봐도 재미있다..안방극장 '옴니버스'가 돌아온다[스경X초점]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인기를 끌자 온라인에서 “몇 회부터 봐야하냐”는 질문이 곧잘 올라온다. 대부분 답은 같다. “아무 회나 봐도 상관없다”다. ‘우영우’가 하나의 재판으로 짧은 단락이 완결지어지는 ‘에피소드식’ 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굳이 ‘우영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월화극 ‘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이하 유세풍)은 내의원에서 음모로 내쳐진 유세풍(김민재)가 서은우(김향기), 계지한(김상경) 등과 함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이야기지만 회별로 정신과 치료가 출연한 사례 등이 등장한다. 어떤 사건은 1회에, 어떤 사건은 2회에 종결된다.
10일 시작된 KBS2 수목극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이하 당소말) 역시 비슷하다. 인생의 의미를 읽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밀려온 윤겨레(지창욱)가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은 그때그때 마지막 소원을 말하는 환자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우영우’, ‘유세풍’, ‘당소말’의 구성은 회차별로 완결성 있는 이야기가 들어오는 ‘에피소드물’, 더 나아가서는 기본 설정만을 공유한 채 독립된 이야기가 주된 ‘옴니버스물’에 가깝다.
이러한 구성은 원래 미국드라마에서 유행했다. 시즌제가 일반적이고 장르물이 확고한 미주에서는 연속극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갖고 긴 시즌을 끌고 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확고하게 구축된 캐릭터를 갖고 이 캐릭터가 다양한 사례와 사건을 접하며 이를 해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드라마들이 취재를 바탕으로 한 장르물이 많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정 평론가는 “사전취재로 에피소드를 구성하면 완결성 있는 이야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에피소드물, 옴니버스물이 시즌을 이어가기도 쉬운 형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인력의 대거유입도 원인으로 꼽았다. 정 평론가는 “과거 드라마 작법에 익숙한 제작진은 연속극 장르에 익숙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OTT의 붐을 통해 드라마를 만들게 된 영화인력들은 영화의 특징답게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되는 구성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으로는 시청행태의 변화가 큰 이유가 됐다. 대중들은 60회, 80회 이런 식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가는 구조에 지루함을 느낀다. 1회에 유입되지 못하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는 장벽도 이유가 된다. 언제나 보고싶을 때 보고싶은 회차를 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분절된 에피소드를 즐긴다.
드라마평론가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 작품들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시청자를 잡아두기 쉽지 않다”며 “언제라도 끊어보고, 나눠보기가 가능한 분절형 구성에 매력을 느낀다. 비유하자면 레고와 같다”고 짚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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