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 차 공시 앞두고 막판까지 금리 조정..차주 혜택은 '물음표'

최희진 기자 2022. 8. 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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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광고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오는 22일 은행 예대금리 차 공시를 앞두고 은행권에서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대출 금리를 낮추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예대금리 차 1위’의 불명예를 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게 확인되면서, 이번 공시제도가 차주(대출받은 사람)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연 0.36%포인트를 내렸다. 또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연 0.5%포인트,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최대 연 0.4%포인트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8%포인트 올리고, 대출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인하했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빅스텝’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이후 수신금리를 대폭 올리며 정기예금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으로 31조7000억원이 몰렸다.

은행권이 여·수신 금리를 계속 조정하고 있는 데는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예대금리 차 공시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이 공시제도를 ‘대출 금리를 낮춰 예대금리 차를 좁히라’는 당국의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17개 은행장을 만나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한 것도 은행으로선 상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예대금리 차 공시제도가 차주의 이자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권이 자금을 조달하고 예대금리 차를 좁히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린 결과, 주택 관련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코픽스는 지난 6월 0.4%포인트, 지난달에는 0.52%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 상승분은 시중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금리에 즉각 반영됐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경고하며 예대금리 차 공시제도를 도입했지만, 올해 3분기 은행의 이자 이익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신금리 인상이 코픽스를 밀어 올리고, 이것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픽스 상승은 은행의 순이자마진 상승으로 연결된다”며 “하반기에도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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