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모범가족' 빈약한 이야기에 답답한 고구마 셋

김범석 2022. 8. 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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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10부작 '모범가족'이 8월 12일 공개됐지만, 지구촌 반응은 조용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빈곤한 상상력과 대본, 어디선가 본 듯한 상황과 진부한 사건 전개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상화폐로 바꾼 뒤 30%의 수수료까지 떼인 다음 다시 현금으로 받는 악조건인데.

어차피 범죄 수익으로 부동산이나 외제 차를 사면 자금 출처 조사가 나올 텐데, 그건 돈세탁 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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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부작 ‘모범가족’이 8월 12일 공개됐지만, 지구촌 반응은 조용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빈곤한 상상력과 대본, 어디선가 본 듯한 상황과 진부한 사건 전개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고구마 회식을 했는지 등장인물도 긴장감은 커녕 시종일관 답답함으로 무장해 관람에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평범한 교수가 마약 사건에 연루된다는 점에서 미드 ‘브레이킹 배드’가, 가족이 범죄에 가담하며 빚어지는 아이러니는 ‘오자크’가 연상된다. 언더커버와 경찰 내 교차 스파이 설정은 어쩔 도리없이 ‘무간도’가 겹쳐지지만 레퍼런스로 거론된 모범생들을 전혀 뛰어넘지 못한다. 매회 오프닝은 대놓고 ‘오자크’를 참고한 흔적마저 느껴진다. ‘모범가족’의 납득 불가 고구마 포인트 3.

1. 현금인데 웬 돈세탁? 교수가 되려고 아들 수술비를 뇌물로 썼다가 모두 날리게 된 시간강사 동하(정우). 낙담한 채 귀가하던 중 한적한 도로에서 접촉 사고가 난다. 보험 처리를 위해 가해 차량으로 다가간 동하 눈에 들어온 건 서로 칼부림한 뒤 죽은 두 구의 시체와 현금 50억 원. 눈이 뒤집힌 채 시체를 집 마당에 파묻고, 피 묻은 50억 원을 돈세탁하기 위해 나섰다가 수금에 나선 마약 조직에 꼬리를 밟히며 인생이 꼬인다.

여기서 드는 의문. 왜 굳이 현금을 세탁하려 했을까. 그것도 가상화폐로 바꾼 뒤 30%의 수수료까지 떼인 다음 다시 현금으로 받는 악조건인데. 차라리 잠수를 타거나 상품권 깡, 금고 구입이 낫지 않을까. 어차피 범죄 수익으로 부동산이나 외제 차를 사면 자금 출처 조사가 나올 텐데, 그건 돈세탁 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동하와 마약 조직 중간책 광철(박희순)의 연결고리를 위한 설정이겠지만 돈세탁부터 설득이 안 된다.

2. 언더커버가 양다리까지? 마약 조직을 쫓던 형사 주현(박지연)은 선배이자 연인인 한철을 언더커버로 잠입시키지만 그가 잔혹하게 살해되면서 분노와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 상실감은 광철과 상선, 그리고 경찰 내부 배신자를 쫓는 복수의 동력으로 쓰인다. 그런데 이 언더커버가 동하의 아내 은주(윤진서)와도 내연 관계로 그려져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얼마나 대단한 매력의 소유자인지 모르겠지만 꼬아도 너무 꼬았다는 투 머치 반감 요소다. 은주는 대학 동문인 한철과 불륜인데 무능력한 남편 동하를 벌레 보듯 대하며 줄기차게 이혼을 요구한다. 그러나 가족을 지키고 싶은 동하는 한철의 휴대폰에서 아내와의 불륜 흔적까지 발견하지만, 자책할 뿐 문제 삼지 않는다. 엇나가는 사춘기 딸과 아픈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만이 강조될 뿐이다. 시즌2를 염두에 둔 떡밥 중 하나로 보이지만 글쎄다.

3. 촉이 이렇게 둔해서야 겉으론 한적하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곳곳에 시체가 묻혀있는 의뭉스러운 전원주택단지를 주 무대로 삼은 건 좋은 시도였다. 하지만 긴장감을 전혀 고조시키지 못한 연출은 아쉬웠다. 50억 원 회수를 위해 마을에 이사 온 광철 일당은 레이더에 들어온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미행한다.

이에 질세라 주현도 광철과 상선을 일망타진하려고 광철과 동하의 집 근처 컨테이너에 캠프를 차리고 망원경과 도청, 위치추적기로 증거를 채집한다. 그런데 가장 은밀하게 움직여야 할 광철은 경찰이 턱 밑에서 자신을 밀착 마크하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쫓고 쫓기는 자들이 서로 지척에 있는데도 전혀 극적 긴장감이 유발되지 않는 건 공간을 영리하게 활용하지 못한 연출 탓이다.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모범가족')

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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