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전 그 자리에서..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추모행사 열려

최재훈 2022. 8. 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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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파스 대위의 첫 번째 증손자가 올겨울 태어납니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은 아이에게 그분의 정신 유산을 전해줄 생각입니다."

1976년 북한측이 저지른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에서 희생된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를 추모하는 행사가 18일 경기 파주시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와 판문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일원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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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추모식 (서울=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보니파스에서 열린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46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세워진 추모비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2.8.18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파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보니파스 대위의 첫 번째 증손자가 올겨울 태어납니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은 아이에게 그분의 정신 유산을 전해줄 생각입니다."

1976년 북한측이 저지른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에서 희생된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를 추모하는 행사가 18일 경기 파주시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와 판문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 일원에서 열렸다.

JSA 대대(캠프 보니파스) 내 체육관에서 시작된 이날 행사에는 앤드류 해리슨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데이비드 레스퍼렌스 미2사단장, 중립국 감독 위원회 관계자, JSA에서 근무하는 한미 장병 등이 참석했다.

국기에 경례하는 해리슨 유엔사령부 부사령관 (서울=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보니파스에서 열린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46주기 추모식'에서 해리슨 유엔사령부 부사령관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2.8.18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한국군에서는 1군단장 이두희 중장과 1사단장 서진하 소장이 참석했고 이종섭 국방부장관 명의의 조화도 설치됐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군에서는 사단장만 참석했었다"고 올해 행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보니파스 대위와 버렛 중위의 유가족들은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보니파스 대위의 아들은 미군측에 의해 대독된 메시지에서 증손자 출산 예정 소식을 전하면서 "아버지는 훌륭한 군인이었고 우리는 그의 정신을 따라 살았다"며 캠프 보니파스(JSA 대대) 장병들에게 존경의 뜻을 전했다.

버렛 중위의 누나도 대독된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파병돼 복무하는 분들과 동생을 기억하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도끼 만행 사건 때 북한측에 맞서 싸웠던 김문환 예비역 소령은 행사에 참석해 당시 현장의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오래전 일이지만 어제처럼 생생하다"면서 "숨진 이들은 모두 모범적이고 점잖은 신사였다"고 말했다.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46주기 추모식 (서울=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보니파스에서 열린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46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가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세워진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2022.8.18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레스퍼렌스 미2사단장은 추도사를 통해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북한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며 "(한미간) 결속을 강화하고 연합 작전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말로 추모 발언을 마무리했다.

참석자들은 추모 행사 뒤 사건이 발생한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 바로 옆에 세워진 추모비로 이동해 헌화했다.

1976년 8월 18일 벌어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은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두고 남북이 갈등을 빚던 도중 북한 군인들이 도끼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면서 벌어진 일로, 당시 보니파스 대위와 버렛 중위가 숨졌다.

국기에 경례하는 육군1군단장과 유엔사령부 부사령관 (서울=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보니파스에서 열린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46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두희 육군1군단장과 해리슨 유엔사령부 부사령관이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세워진 추모비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2.8.18 [국방일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 사건으로 당시 미군 폭격기와 항공모함이 출동하는 등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그 뒤 남북한은 충돌을 예방하고자 JSA에서도 군사분계선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JSA 장병들이 소속된 JSA 대대의 명칭도 당시 희생된 대위의 이름을 따 '캠프 보니파스'로 불리고 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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