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조카 돌보면 月 30만원.. '오세훈표' 육아 돌봄수당 신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9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5년간 1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오세훈 시장은 18일 서울시청에서 36개월 이하 영아를 돌봐주는 친인척에게 돌봄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안심돌봄, 편한외출, 건강힐링, 일생활균형 등 4대 분야에서 28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육아조력자 돌봄수당이 신설됐다. 조부모 등 4촌 이내 가까운 친인척에게 월 40시간 이상 아이를 맡기는 경우 아이 1명당 월 30만원(2명 45만원, 3명 60만원)의 돌봄수당을 지원한다. 민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에는 시와 협력한 민간 서비스 기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월 3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한다.

돌봄수당 대상은 36개월 이하 영아를 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인 가구로 제한했다. 지원 기간은 최대 12개월로 내년 1만6000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총 4만9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광주광역시와 서울 서초구에서 조부모 대상 손주 돌봄수당을 시행 중이다. 돌봄수당 지급 대상을 친인척으로 확대하는 지자체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내년 서울시 5개 자치구에서 '아픈아이 일시돌봄·병원동행서비스'도 시범 운영된다. 이를 위해 기존 아이돌보미 중 일부를 전담돌보미(100명)로 지정한다. 거점형 키움센터에는 아픈아이 전용 돌봄공간도 마련한다. 올해 개소하는 성북 5호 센터에서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등하원 전담 아이돌봄도 내년 전담 돌보미 500명을 지정해 운영을 시작한다. 돌보미는 오는 2026년까지 8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거점형 야간보육 어린이집, 365열린 어린이집,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우리동네키움센터 등 긴급 돌봄 제공기관을 현재 745개소에서 2026년까지 1226개소로 확대한다. 놀이 기능 외에 돌봄 기능까지 지원하는 '서울형 키즈카페'는 2026년까지 동별 1개꼴인 400개소로 확충한다.

3~36개월 영아를 전담하는 영아전담 아이돌보미를 현재 260명에서 2026년 1100명까지 늘리고, 12개월 미만의 0세를 전담하는 '0세 전담반'도 어린이집에 신설한다. 국공립 및 서울형 어린이집은 2026년 2640개소로 확대해 공고육 비중을 현재 45.3%에서 71.1%로 늘린다.

시는 올해 기저귀 교환대, 수유실, 휴식공간 등을 갖춘 '서울 엄마아빠 VIP'존 2개소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66개소로 늘리기로 했다. 남녀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화장실도 올해 169개소까지 늘린다. 공영주차장 여성우선주차장은 임산부와 영유아, 이동이 불편한 가족을 동반한 차량을 위한 '가족우선주차장'으로 전환한다. 플랫폼 택시업체와 연계해 카시트가 장착된 '서울엄마아빠택시'도 운영한다. 24개월 이하 영아 양육가구에는 연 10만원의 엄마아빠택시 이용 포인트를 지급한다.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엄마아빠 육아휴직장려금'도 지급한다. 장려금은 내년부터 최대 12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에 야간연장 아동으로 한정했던 어린이집 석식 제공 대상은 연장보육 아동까지 확대한다. 방학 중 키움센터를 이용하는 모든 아동에는 중식이 무료로 지원된다. 편의점 업체와 협력해 0~12세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도시락과 밀키트를 할인해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부모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는 시기인 9세 이하 아이들을 서울시가 함께 키운다는 마음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정책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양육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