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절실"..박형준 시장, 대통령실에 BTS 대체복무 건의(종합)

노경민 기자 2022. 8. 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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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 사우디에 위기 의식..엑스포 유치에 '세계적 팬덤' BTS 중요
병역법상 대중 가수 대체복무 어려워.."BTS에 군 복무 특혜 주자는 것 아냐"
박형준 부산시장이 서울 용산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BTS 뷔와 손하트를 만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2.7.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통령실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 적용을 건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권을 놓고 최근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적인 유치 활동을 펼치는 데 따른 대응책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BTS가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치려면 군 복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박 시장이 고심 끝에 대통령에게 대체복무제 적용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BTS는 지난 7월 19일 2030 부산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시는 이번 건의의 배경에 엑스포 부산 유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보다 1년 빨리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의 유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더 이상 유치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회장, 박 시장이 삼각 편대를 형성해 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가적 외교 역량을 동원하고 있지만, 이에 더해 세계적으로 큰 팬덤을 가진 BTS의 홍보 활동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깃들여져 있다.

윤 대통령도 전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사우디가 우리나라보다 유치 과정에서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한 국가(회원국), 한 국가마다 일대일로 설득해 지지를 끌어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통령 시행령에서 정한 국위 선양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를 추천하면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

예술·체육요원이 되면 2년10개월간 문체부 장관의 지휘 아래 예술·체육과 관련한 특기를 활용한 공익 업무에 복무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 시행령에서 정해진 예술·체육요원의 범주에는 BTS 같은 가수는 포함되지 않는다. 올림픽 최소 동메달 또는 아시안게임 1위의 성적을 올리거나 국제·국내 콩쿠르 입상자, 국악 등 국내 예술경연대회 경쟁 부문 입상자가 그 포함 대상이다.

대중 가수의 대체복무 문제는 오랜 기간 논란이 돼온 문제다. 피아노 같은 콩쿠르 성적은 대체복무가 가능하지만, BTS 같은 대중 예술인들은 왜 안 되냐며 형평성 논쟁이 끊임없이 있어 왔다.

2020년 문화훈장을 받을 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에 한해 30세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하도록 병역법이 일부 개정됐다. 지난 201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이력으로 BTS 내 최고 연장자인 '진'(1992년생)은 올해 연말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해졌다.

정부도 BTS의 대체복무 적용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BTS의 병역 특례 여부에 대한 질문에 "공정성과 형평성, 병역자원 감소 등 원칙의 문제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계속 공연하게 할 수 있다며 사실상 병역 특례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기식 병무청장도 "현재 병역 대체역에 대중문화예술인을 추가하는 것은 전체적인 병역 특례의 틀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해 병역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부산시는 경제적 가치가 최대 61조원에 달하는 엑스포 유치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엑스포를 계기로 다소 침체된 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 뻗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절체절명의 기회'로 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미 예술이 순수 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넘어 융합의 시대로 가고 있고, 대중예술도 아티스트로서 당당히 인정받는 시대"라며 "프로 체육인은 되고 프로 대중예술인은 안 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BTS에 군 면제라는 특혜를 주자는 의미가 아니다. 만약 BTS가 대체복무제를 적용받게 된다면 군 복무 못지않은 국가적 책임감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며 "그들만이 해낼 수 있는 역량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사우디가 결코 갖지 못할 'K-문화', 'K-POP'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대한민국을 위한 충심, 부산의 미래를 위한 진심으로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열망하는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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