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진 4년 전 약속,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운동할 수 있다

김효경 입력 2022. 8. 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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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비체육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오른쪽)과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연합뉴스

장애인도 마음껏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수 있다. 비장애인까지 함께 하는 통합체육의 장 반다비 센터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유산사업으로 장애인 생활체육 거점인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시·군·구 주도로 운영하는 반다비체육센터 150개를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4년 전의 약속이 지켜졌다. 18일 광주교육대학교 내에 건립된 광주북구 반다비체육센터 개관식이 열렸다. 2021년 4월 공사를 시작한 광주북구 반다비체육센터는 총 143억원(국비 61억원)을 들여 만들어졌다.

18일 열린 광주북구 반다비체육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 연합뉴스

개관식에는 앤드류 파슨스 국제올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이 참석했다. 4년 전 평창패럴림픽과 레거시 사업 진행 과정을 눈으로 지켜본 파슨스 위원장은 '1호 반다비센터'의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파슨스 위원장은 "평창 패럴림픽의 유산사업으로 150개의 생활밀착형 스포츠센터인 반다비 체육센터를 짓는 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결단이다. 반다비 체육센터를 통해 수많은 장애인들의 삶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슨스 위원장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접견한 뒤 20일 출국할 예정이다.

개관식에 참석한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4년 전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마련됐는데, 첫번째로 문을 열게 돼 기쁘다. 광주 북구 반다비 체육센터가 지역 장애인 생활체육의 거점이 되고, 향후 모든 반다비 체육센터의 운영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광주 북구 반다비체육센터. 연합뉴스

2021년 장애인 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체육시설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시설로 '다니기 쉽게 만들어진 복도 및 통로'라고 답변했다. 장애인을 위한 체육 인프라의 환경은 그만큼 부족하다. 반다비센터의 건립을 통해 생활체육 참여도(2020년 기준 20.2%)를 높이고, 복지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광주북구 반다비센터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 전체면적은 4621㎡으로 건립됐다. 장애인을 위한 입수 보조 경사로가 설치된 수영장과 체력단련실, 편의시설, 보치아·배드민턴 등 장애인체육 경기를 할 수 있는 체육관과 공동육아나눔터 등이 설치됐다.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동이 자유로한 '배리어 프리' 환경도 구축했다.

패럴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김란숙(57)도 개관식을 찾아 파슨스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광주 북구에서 거주하고, 장애인 체육을 시작한 김란숙은 "운동선수로서, 장애인으로서 시설이 열악하고,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입문했을 땐 가깝지 않은 곳에서 천막을 치고 운동을 했다. 후배 선수들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반겼다.

반다비센터의 의미는 단순한 장애인체육시설에 그치지 않고, 통합체육을 위한 시설이라는 점에 있다. 장애인 '전용'이 아닌 지역 주민들도 함께 쓸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 60번째로 제시한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에 걸맞는 시설이다.

파슨스 위원장은 "반다비체육센터는 스포츠로 통합 사회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케이스다. 장애 유무를 떠나서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완 회장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체육시설만큼 좋은 사례가 없다고 생각한다. 함께 운동하면서 장애 인식 개선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건립 지원이 확정된 반다비체육센터 77개소를 포함해, 2027년까지 전국 총 150개소 건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경남(양산)과 전북(부안, 익산) 등지에서 차례로 문을 연다. 아울러 2023년 반다비체육센터 건립 사업 공모를 내달 8일까지 진행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부분들도 남아 있다. 장애인들이 가장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숫자가 모자라다. 서울은 1개소, 경기도는 17개소가 건립을 계획하거나 진행중이다. 기존 체육 시설은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렵고, 장애인 시설도 부족한 형편이다. 왕복 2~3시간을 이동해야 운동할 수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운동하는 곳으로 '야외 등산로나 공원'(39.7%)을 꼽았고, '체육시설'은 14.5%에 그쳤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지자체와 대학의 협조를 얻어 대학 내 또는 공원 부지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면 장애인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편의성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이었던 한민수. 장진영 기자

시설 편중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77개소 중 아이스링크 등 겨울 종목을 할 수 있는 곳은 세종시 뿐이다. 수영, 배드민턴 등 수요가 많은 운동 시설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다. 평창 겨울패럴림픽 덕분에 반다비센터가 문을 열게됐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정작 겨울 스포츠 시설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2018 평창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리스트이자 2022 베이징 패럴림픽 4강 진출을 이끈 한민수 감독은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다. 반다비센터는 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동계 스포츠 인구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종목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장애인 엘리트 스포츠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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