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우영우가 밉게 보였다"..암환자 울린 대사 또 나왔다
잘 나가던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위암을 개그 소재로 다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극중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위암 3기 판정을 받은 선배 변호사 정명석에게 ‘위암 생존률’이나 ‘사망’ 등을 거듭 언급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지난 17일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5회에서는 위암3기 판정을 받은 정명석(강기영 분)이 수술을 받는 장면이 그려졌다.
우영우는 업무 시간 중 정명석의 병원을 찾아갔고, 수술실에 들어가려는 정명석을 만났다. 우영우는 “어떻게 왔느냐”는 정명석의 물음에 “정명석 변호사가 보고 싶어서 왔다. 만약 수술이 잘못돼 사망하게 되면 다시는 보지 못하니까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엔 익살스러운 효과음이 삽입됐다.
우영우의 대답에 정명석의 어머니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정명석은 “위암 치료는 한국이 세계 1등이다. 수술하면 살 확률이 70%가 넘는다. 걱정하지 마라”며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우영우는 “그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 환자들의 경우를 모두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정명석 변호사처럼 위암 3기인 경우에는 수술 후 5년 생존률이 30~40% 밖에는”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보다 못한 정명석은 의료진에게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자”며 재촉했고, 우영우는 그런 정명석에게 “꼭 살아서 돌아오십시오”란 말을 반복한다.
이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연출이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우영우가 ‘위암 생존률’을 강조하며 암을 개그적인 요소로 활용했단 이유에서다. 또 이후 우영우가 정명석의 입원 병실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수술실 입장 장면은 극중 흐름상 불필요했단 지적도 나왔다.
특히 지난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4회에서도 우영우가 위암을 언급하는 방식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비슷한 대사가 반복됐다는 비판이 거셌다.
암 환우와 가족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카페에서는 “암 4기 환자 보호자인데 씁쓸하고 눈물이 났다. 그냥 앞으로 안 보려고 한다” “계속 ‘곧 죽을지도 모르는 위암 3기’ 하는데 처음으로 우영우가 밉게 보였다” “자폐는 편견 없이 다뤄야 하는 증상이고 암은 ‘곧 죽을지도 모르는’이라고 반복해서 말해도 되는 병이냐”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면 된다”는 의견을 냈으나, 여러 네티즌들은 “지난주에 문제 됐으면 편집을 다시 했어야 한다” “암환자는 물론 자폐환자들한테도 무례했던 장면” 등의 비판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도 “드라마란 장르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암을 겪고 있는 당사자나 가족들이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대사지만 드라마라는 장르가 모든 사람들의 입장을 하나하나 반영할 순 없다”며 “드라마 캐릭터 중에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이 있듯 드라마 속 대사도 다양한 표현들이 나올 수 있다. 모든 상황과 입장을 고려하면 드라마란 장르 자체가 나오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18일 최종회인 16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시청률 0.9%로 출발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9회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며 9회 15.8%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15회 시청률은 지난 14회 시청률 14.6%보다 떨어진 13.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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