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석좌 "尹정부, 5년간 이끌 주요 정책 보이지 않는 것이 차이점"
"문재인 평등·박근혜 행복·이명박 글로벌 코리아 등 키워드"
"미중 패권전쟁 속 같은 고민하는 韓-EU..양자 관계 궁금"
"G7 초청받는 韓, 더이상 '새우' 아냐..韓, 좋은 패 가졌다"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국제관계학과장 겸 한국국제교류재단(KF)-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 한국석좌는 18일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앞으로 5년간 어떤 것을 주요 정책으로 끌고 갈지를 잘 모르겠다는 부분이 과거 정권들과 비교했을 때 근본적인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사전 녹화 인터뷰에서 ‘한국학 학자로서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느끼는 변화가 있나’라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북정책, 페미니즘, 최저임금, 평등이 주요정책으로 취임하자마자 떠올랐고 박근혜 정부 때는 ‘행복’이 키워드, 이명박 정부 때는 ‘글로벌 코리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정의’ 확실한 키워드가 있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한국 역사에서 진보든 보수든 지금까지의 모든 대통령들은 정치 경험이 많은 정치인 출신의 대통령들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런 경우에는 인사 결정을 봐도 앞으로 나아갈지 방향이 확실해 보였는데, 현 정권 같은 경우는 어떤 국내 정책을 펼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힘들다”라면서 “(다만) 외교는 확실히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유럽이 윤석열 정부가 한-미-유럽 3자 관계에서 보는지, 한-유럽 관계를 양자 관계로 보는지에 대해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는 미국과는 양자 관계로 한-미였고, 유럽도 한-유럽 양자 관계로 접근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미국을 거쳐 유럽과 관계를 맺을 것인지, 유럽과 직접 맺을 것인지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가을에 한-EU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데 그때 유럽연합의 정치 지도자들이 한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유럽과의 관계를 설정한 것인가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식과 연속성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폴란드에 무기를 판매하면서 아시아 국가에서는 유일하게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가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한국과 유럽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캐나다, 호주, 일본 등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이루며 미국하고만 가까워지는 ‘극단적인 선택’은 한국도, 유럽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2년 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거나 비슷한 사람이 당선됐을 경우의 시나리오를 유럽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 유럽연합, 나토 동맹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대통령이기에 다시 집권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경제 강국을 넘어 기술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며 ‘고래’로 성장한 한국을 집중 조명하는 저서 ‘새우에서 고래로: 한국, 잊혀진 전쟁에서 케이팝까지’(Shrimp to Whale: South Korea from the Forgotten War to BTS)를 집필했다. 식민지배, 남북전쟁을 겪으며 생존을 위협받던 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해외에서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한국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파헤쳤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며 기술 강국, 문화강국이며 경제, 안보, 문화, 정치적인 면에서도 강국이 됐다”며 “대한민국은 주요 7개국(G20),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초대받는 국가이며, 유럽에서 볼 때는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인도와 같은 국가들만큼 아주 중요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이 지금 미국과 중국이라는 열강 사이에 끼어 있긴 하지만, 미국도 중국도 스스로 국제질서를 혼자 만들어 나갈 수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운데서 좋은 패를 쥐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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