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돌아온 '일영원구'.."처음 밝혀진 휴대용 해시계"

장재선 기자 2022. 8.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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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희귀한 유물로서, 독창적인 작동원리로 시각을 측정하는 구형(球形) 모양의 휴대용 해시계입니다. 유물 정보가 기재된 명문과 낙관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높은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에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인 원구(圓球)의 형태로 두 개의 반구가 맞물려 각종 장치를 조정하며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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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이용삼 충북대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휴대용 구형 해시계인 일영원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문화재청 언론 공개회

1890년 고종 호위 무관이 제작

圓球 형태의 독창적 작동 원리

어느 지역서나 시간 측정 가능

“학계 보고된 바 없는 희귀유물

조선과학·공예 연구에 큰도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희귀한 유물로서, 독창적인 작동원리로 시각을 측정하는 구형(球形) 모양의 휴대용 해시계입니다. 유물 정보가 기재된 명문과 낙관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높은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18일 언론공개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일영원구(日影圓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조선말기 고종 호위를 맡았던 무관 상직현(尙稷鉉)이 제작한 일영원구를 미국에서 환수해 이날 공개했다.

구리와 쇠로 만들어진 일영원구는 높이 23.8㎝, 구체 지름 11.2㎝에 달한다. 한쪽 반구에 ‘대조선 개국 499년 경인년 7월 상순에 새로 제작하였다(大朝鮮開國四百九十九年庚寅七月上澣新製)’라는 명문과 함께 ‘상직현인(尙稷鉉印)’이라는 낙관이 새겨져 있다. 1890년 7월 상직현이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고종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에 따르면, 상직현은 고종 때 활동한 무관으로 주로 총어영(摠禦營) 별장과 별군직 등에 임명되어 국왕의 호위와 궁궐·도성의 방어를 담당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일영원구의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일본 주둔 미군장교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유물을 입수한 개인 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작년 말 해당 유물의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하고 올 3월 미국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 국내로 들여왔다.

이번 유물은 조선 말기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는 태양의 그림자를 통해 시계를 확인하는 영침(影針)이 고정되어 있어 오로지 한 지역에서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반면에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인 원구(圓球)의 형태로 두 개의 반구가 맞물려 각종 장치를 조정하며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추를 달아 늘어뜨린 다림줄, 나침반, 위도조절장치 등이 시간 측정에 활용됐다.

한쪽 반구에는 12지(十二支)의 명문과 96칸의 세로선으로 시각을 표시하였는데, 이는 하루를 12시 96각(刻·15분)으로 표기한 조선 후기 시각법을 따른 것이다. 또한 정오(正午) 표시 아래에는 둥근 구멍의 시보창(時報窓)이 있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쪽의 반구를 움직이면 이 창에 12지의 시간 표시(時牌)가 나타난다. 국보로 지정된 자격루와 혼천시계에서도 12지로 시간을 나타내는 시보(時報) 장치를 뒀다. 이용삼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명예교수는 “조선말 서양의 손목시계가 들어왔지만, 우리만의 과학·공예 기술을 발전시켜 ‘명품’ 해시계를 제작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라고 평가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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