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발병, 일주일만에 20% 증가"

전세계 감염 사례 3만5000건 넘어서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제공.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가 전주보다 20% 가량 증가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주에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 7500건이 새로 보고됐다”며 "전주보다 20% 늘어난 것으로 빠른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이날 전세계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는 92개국에서 3만5000건을 넘어섰다. 지난주 발생한 7500건은 대부분 유럽과 미주에서 보고된 사례다. 남성과 성접촉을 한 남성이 감염된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날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2명이다.

WHO는 원숭이두창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두 예방 백신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전 세계 백신 공급이 불균형적이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천연두 예방 백신은 원숭이두창 감염을 약 85% 가량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우리는 천연두 백신 제조사뿐 아니라 백신 물량을 공유할 의향이 있는 나라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5월부터 아프리카가 아닌 지역에서 발병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감염되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6월 3000명 정도였던 감염자 수는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 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