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매사에 무리하지 않는게 중요"..매일 아침 30분 스트레칭·명상

박현수 기자 2022. 8. 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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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는 지난 1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0세 시대 건강과 장수에는 친구 등 ‘사회적 관계’를 잘 맺는 것이 노년세대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해야 보람을 느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형 원장은 항상 내 몸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북쪽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100년 전이 아닌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 100세 시대 명사의 건강법 - 이시형 세로토닌문화원 원장

“하루 7000~8000보 걷기 필수

육류 대신 채소 섭취량 늘리고

느긋하고 긍정적 마음자세를”

글·사진=박현수 기자

올해 우리 나이로 89세인 대한민국 대표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세로토닌문화원 원장은 건강관리를 어떻게 할까. ‘명사의 건강법’을 취재하기 이전부터 건강관리 비법이 가장 궁금했던 명사였다. 그에겐 ‘국민 건강 멘토’, ‘국민 주치의’,‘자연의학자’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오는 9월 30일 열리는 ‘2022 괴산 세계 유기농 산업 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맡아 분주하게 보내고 있는 그를 지난 16일 자택 인근에 있는 서울 여의도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나이에 비해 주름이 없고 피부가 고왔다. 비결을 묻자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화장품이 좋은 점도 있지만, 피부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 그대로 원시인처럼 사는 것이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는 독특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30분 정도 스트레칭과 명상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우선 집안에서 걷기와 팔굽혀 펴기, 스쿼트, 발 마사지 등으로 몸을 푼 뒤 명상을 한다. 발을 주무르면서 하는 말이 있다. “수고했다. 고맙다. 조심할 게. 잘 부탁한다”. 신체 중 발이 제일 고생하기 때문이다. 이어 반가부좌 자세로 명상에 들어간다.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쥘 르나르의 아침 묵상기도 내용이 좋아 따라 한다. “눈이 보인다. 귀가 즐겁다. 몸이 움직인다. 기분도 괜찮다. 고맙다. 인생은 참 아름답다”.

아침 식사 메뉴는 당근 주스와 사과, 샐러드다. 오전 시간엔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오찬 후엔 걷기와 함께 20분 정도 낮잠도 잔다. 이 같은 습관은 40년 넘게 지속해 왔다. 40대 이후 감기 한 번 걸린 적이 없다고 해 놀랐다.

이 박사는 몸의 ‘자연 치유력’을 강조했다. 몸은 항상성과 재생력, 면역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기나 몸살이 났을 때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데도 무조건 병원부터 찾는 것은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 즉,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병치레의 악순환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 치유력이 강해야 아프지 않고 병도 쉽게 극복된다고 설명했다. “몸살은 과로에서 오는 것입니다. 휴식하라는 경고지요. 이를 무시하고 계속 무리하면 큰 병을 얻게 됩니다.”

그는 인터뷰 도중 과거사 한 대목을 꺼냈다. 경북중학교 시절 축구선수를 했는데, 운 좋게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서울 경복중학교였다.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경기가 팽팽히 맞서 후반 끝날 무렵 우리 학교 선수가 슈팅한 공을 가만뒀더라면 골인으로 이어져 우승했을 텐데 쫓아가서 발로 차는 바람에 골대 맞고 튕겨 나가 결국 연장전 끝에 패하고 말았어요”. 경기 후 감독에게 이틀 동안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폭행당해 다친 허리가 디스크로 번지면서 지금까지도 무리하면 도져 고생한다고 했다. 결국 디스크 때문에 매사에 무리를 하지 않았더니 지금까지 건강을 지키고 있다며 아픈 과거를 회고했다.

그는 40대 이상 중년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5대 성인병은 나쁜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병이라고 했다. 그래서 건강한 삶을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물었다.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나쁜 생활습관 때문입니다. 당뇨, 고혈압, 비만, 암 등이 다 생활습관병입니다. 생활습관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제 멋대로인 경우가 많아요. 식사· 운동·마음·생활리듬 습관 등 4대 습관을 개선해야 합니다.”

올바른 생활습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먼저 운동습관이다. 소식다동(小食多動),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습관이 제일 안 돼 있다”면서 “너무 편하게 살고 있다.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사람 몸은 원래 걷는 것이 즐겁도록 유전자가 설계됐다. 그러나 차량이 등장하면서 편리성도 안겨줬지만, 게을러지기 시작해 걷는 것이 줄어들었다.

“우리는 과학 문명 중독증에 빠져 있어요. 지하철을 타보면 에스컬레이터 앞에 젊은이들까지 긴 줄로 늘어서 있습니다. 계단은 텅 비어 있어요. 이런 것들이 병을 만드는 겁니다.”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걷는 것이다. 의사들이 권장하는 1만 보까지는 아니더라도 7000∼8000보는 걸어야 한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행복을 불러오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기와 명상이라고 했다. 특히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걸으면서 명상하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식습관이다. 육류를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다. 가급적 유기농 채소 위주로 지금보다 두 배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그는 “과거엔 위암 환자가 많았지만, 요즘은 대장암 환자가 더 많다”면서 건강과 수명은 ‘장 건강’이 70%를 차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육류는 샤부샤부나 수육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와 함께 천천히 30분 이상 먹고, 30번 이상 씹는 것도 중요하다. 담배·과음·과식도 대표적인 나쁜 식습관이다.

세 번째는 느긋하게 여유를 갖는 마음습관. 현대 사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조급증과 스트레스가 생기므로 늘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건강 장수의 70%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며 “스트레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똑같은 낚시가 누구에게는 레저지만, 누구에게는 노동이라면서 매사에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연 심리’에서 벗어나야 행복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해 공감이 갔다. 북쪽이 아닌 남쪽에서, 그리고 100년 전이 아닌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서 풍족하게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 감사함을 느낄 때 행복 물질인 세로토닌도 잘 분비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리듬습관으로 오전 6시 이전에 기상하고, 오후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며 반복되는 일과를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평균 수명은 83세 인데 반해 건강수명은 73세입니다. 결국 노후 10년 간은 아프게 지내야 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공해 등 생활환경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개선하기 어렵지만, 생활습관은 개인의 의지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어요. 누구든 조금만 노력하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 이시형 박사가 걸어온 길

이시형 박사는 1934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예일대 대학원에서 신경정신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이스턴 주립병원에서 청소년과장으로 지내다, 한국에 돌아와 경북대 의대 교수로 학생과장을 맡았다. 당시 한일회담과 유신 반대 시위를 하다가 학생 27명이 정학과 퇴학을 당하는 것을 보고 회의감을 느껴 사표를 냈다. 이어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대 의대(외래), 성균관대 의대 교수로도 활동하고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지냈다.

2005년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을 세워 원장과, 2007년 75세의 나이에 강원 홍천군에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을 설립해 촌장을 맡았다. 2009년엔 세로토닌 문화원을 건립해 원장으로 있다. 한국의미치료학회 회장과 힐링캠퍼스 더공감(이시형 힐링아카데미) 총장도 맡고 있다.

2010년 제10회 산의 날에 국민훈장을 수훈했으며 앞서 1995년 대한신경정신학회 벽봉학술상을 수상했다.

저서는 ‘이시형 박사의 면역 혁명’,‘미래의학으로 가는 길 통합의료’,‘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행복도 배워야 합니다’,‘어른답게 삽시다’,‘쉬어도 피곤한 사람들’,‘세로토닌 하라’, ‘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배짱으로 삽시다’ 등 90여 권이 있다.

이시형 박사는 50여 년 간 정신과 의료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저술, 강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건강한 생활습관과 행복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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