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좋아서 사는 것, 리빙 피플의 아트 컬렉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11년, 서미갤러리에서 비트라와 최정화 작가님의 협업을 기념한 전시가 있었어요.
거기서 최정화 작가님이 장 프루베의 테이블을 자개 상판으로 리터치한 작품을 봤는데, 제 눈에 정말 광이 나더군요.
디자이너가 제작한 브랜드의 제품이나 장인의 공예품이나 작가의 아트 퍼니처나 그 사람이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만들었다면 그게 바로 예술 작품 아닐까요.
작품을 볼 때는 작가나 작품의 스토리를 미리 공부할 필요도 없어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Q 처음으로 컬렉팅한 작품이 기억나세요?
2011년, 서미갤러리에서 비트라와 최정화 작가님의 협업을 기념한 전시가 있었어요. 거기서 최정화 작가님이 장 프루베의 테이블을 자개 상판으로 리터치한 작품을 봤는데, 제 눈에 정말 광이 나더군요. 제 마음을 온통 빼앗겨버렸달까요. 갤러리에서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을 겨우 설득해서 구매할 수 있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소장한 고가의 아트 퍼니처였는데, 그때부터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어서 여기저기 스크래치가 많이 나 있죠.
Q 닳는 것이 아깝지는 않으신가요?
고이 모셔두기만 할 거면 소장하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실생활에서 써야지 예술도 내 것이 되는 거지요. 제 스스로 자부하는 일이 있다면 오래전부터 아트 퍼니처를 집에서 향유하기를 홍보해왔다는 거예요. 클라이언트에게도 아트 퍼니처를 아껴서 모셔둘 거면 아예 사지 말라고 하죠.
Q 아트 퍼니처도 작품의 범주로 보시는군요.
우리가 ‘파인 아트’라고 하면 보통 벽에 거는 작품을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제 작업실에 놓인 무어만 체어처럼 훌륭한 브랜드의 제품도 어떤 면에서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가 제작한 브랜드의 제품이나 장인의 공예품이나 작가의 아트 퍼니처나 그 사람이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만들었다면 그게 바로 예술 작품 아닐까요.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맡은 집은 그 공간 자체가 클라이언트의 작품이라고 여기고 작업해요.
Q 작품을 잘 감상하는 팁이 있나요?
아트 페어나 공예 페어를 갈 때 혼자서 보기를 권해요. 누군가와 같이 가더라도 되도록 각자 관람하세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게 되면 스스로 온전히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잖아요. 작품을 볼 때는 작가나 작품의 스토리를 미리 공부할 필요도 없어요. 그건 작품에 관심이 생긴 이후에 알아도 늦지 않아요.
Q 좋은 작가를 어떻게 발굴하나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페어를 가면 각자 흩어져서 15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 가격대의 신진 작가들 작품 세 점을 꼽아오자고 해보세요. 서로 점찍은 작품들 중에 교집합이 생기면, 가능성이 있는 작가인 거죠. 사람마다 작품을 보는 관점은 주관적이지만, 그 안에서도 객관적으로 좋은 작품은 존재하게 마련이거든요.
Q 어디에 설치할지 미리 염두에 두나요?
작품을 어느 공간에 어떻게 걸어야 할지 미리 예상하고 사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작품은 좋아서 사야 돼요. 그래야 계속 소장하고 싶고 누구에게도 팔고 싶지 않거든요. 만약 거실에 어울릴 거라 생각하고 샀는데 막상 맞지 않으면 애물단지처럼 느껴지겠죠. 작품은 무조건 내 마음을 휘어잡는 것이어야 해요.
Q 이미 소장한 작품이 있다면요?
그 작품을 가장 애정하는 가족 구성원의 동선을 잘 살펴보고 컬러 매칭이 어울리는 공간을 찾아보세요.
Collector’s Pick
이길연 대표의 아트 컬렉션에서 찾은 주목해야 할 작가.
박찬우
오랜 세월 동안 깎이고 깎여 둥근 모습을 지닌 조약돌. 평범하디 평범한 작은 돌멩이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물에 반쯤 잠긴 형상으로 그 본연의 깊이를 담아냈다.
허보리
익숙한 사물이나 음식에 생명을 불어넣어 일상의 단면을 재치 있는 시선으로 포착한다. 작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우리에게 허심탄회한 웃음과 위로를 자아낸다.
김상미
육수를 내기 위해 끓는 물속에 집어넣은 멸치 비늘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작가는 바늘로 멸치의 비늘을 떼어내고 실로 꿰매어 천을 만든다. 황금빛 비늘로 다시 태어난 멸치의 환생.
에디터 : 이승민 | 포토그래퍼 : 정택
Copyright © 리빙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