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읽기] 인구 감소와 공교육 보릿고개를 넘어서

입력 2022. 8.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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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서울=뉴스1) = 국회미래연구원 객원필진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등학교 만5세 입학정책으로 논란이 있었다. 현재도 만5세의 입학을 허용하고 있지만, 그렇게 입학하는 아이들이 해마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를 보면 2016년 2598명에서 2021년 1076명으로 반 이상 줄어들었다. 내놓은 정책이 현 추세에 반한다. 이 정책을 추진하려면, ‘왜 이 정책이 유효한지’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 선행되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 사안은 곧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라는 이러한 중장기적인 과제를 심의하고 결정하기 위한 기관이 주도해야 할 일이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0조제1항 위원회의 소관 사무’에 대한 내용을 보면 중장기 정책 방향,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 등에 관한 사항이 명시되어 있다.

만5세 입학은 공교육 확대라는 의미를 담으려 한 것 같다. 사실 공교육의 확대와 공교육의 정상화는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중고 교육 그리고 그에 앞서는 유아 교육의 틀을 어떻게 재편해야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지는 여전히 국회를 포함한 정책입안자들의 과제로 남는다.

공교육의 문제는 출생율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에서 출생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세종특별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0.81명이고 서울은 0.63명인데 비해 세종시는 1.28명이다. 세종시의 국공립유치원 비중이 약 97%로 전국 1위, 국공립어린이집 비중이 약 33%로 전국 2위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정적인 직장이 많아서, 젊은 층 가운데 신혼부부의 비율이 높은 것도 이유다.

이는 “아이는 온 마을이 키운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나아가, “아이는 온 나라가 키운다”라는 말도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저조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출산율이 2명 이상으로 늘어난 모범 국가로 여겨진다. 프랑스는 1993년 합계출산율이 1.7명으로 떨어지자 여성의 일자리 제공이 출산율을 높인다는 현상을 받아들여 가족법을 개정해 여성일자리정책을 추진했다. 가족정책 관련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르도록 점진적으로 늘렸으며, 여성의 경제활동 장려를 위해 가정과 직장의 양립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2010년 2명으로 회복했다. 여성의 일자리와 아이 돌봄을 양립하며 이룬 성과다.

사실 아이를 둘쯤 낳으면, 여지없이 경력단절이 되는 현실을 보면, ‘아이를 기를 수 없는데 어떻게 낳느냐’ 하는 기본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맡고 있는 책임과 기대가 상당하다. 2021년 말 통계청 기준 전국 어린이집수는 3만3246개이고 118만명의 아이들이 재원중이며 전국 유치원 수는 8660개이고 58만명의 아이들이 재원중이다.

초등학교가 조기 입학을 확대한다는 것은 돌봄의 임무를 확대한다는 것과 맞닿아 있다. 이를테면 저녁 8시까지 학교가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또, 기왕 초등학교에서 돌봄을 한다면, 이제 적어도 3학년까지는 맡아주면 좋지 않겠나 하는 여론도 생길 것이다. 5세, 6세, 7세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중학생마저 돌봄이 필요하다. 필자는 국회 교육위와 예결위에 있을 때 중학생의 돌봄예산의 필요성을 교육부장관, 경제부총리에게 역설하고 이를 관철시킨 바 있다. 2020년 9월22일 제4차 추경 때 초등학생까지 20만원 지급하기로 했던 아동특별돌봄비를 중학생 15만원까지 확대시켜 10월5일에 바로 시행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돌봄이 확대된다면, 인프라 확충이 필요할 것이다. 돌봄전담사의 인건비도 필요할 것이며 교실확충 및 시설 신증축비 등 시설비, 프로그램 개발비 등 운영비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예산 문제로 귀결된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라는 제도가 있다. 내국세의 20.79%는 무조건 지방교육 다시 말하면 지방교육청에 교부하게 되어있다. 일각에서는 그 돈이 너무 넘쳐나고 있기때문에 이 재원을 대학과 평생교육 지원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예로 드는 것이, 서울·인천시교육청이 ‘1인 1디바이스’ 정책을 추진한다며 각각 600억원, 300억원을 들여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태블릿 PC와 노트북을 지급한 것, 지난해 부산·인천·대전·울산·경기·충북·전남·경북·제주교육청 등이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1인당 5만~30만원의 보육·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관련 예산 3428억원을 배정해 학생들에게 직접 현금성 지원을 한 것 등이다.

사실 10년 전에는 학생 1인당 지원되는 액수가 6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500만원이 넘는다. 정부 예산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비해 학생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제2차 추경에 따르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22년 본예산 약 65조원에서 10.9조가 늘어난 76조원으로 편성됐다. 전년도 잉여금 정산분을 합치면 올해는 전년 대비 34.7% 늘어난 약 81조2000억원에 이를것으로 예산정책처는 추산했다. 이에 비해 교부금 지원대상 학생 수는 2013년 657만명에서 2022년 532만명으로 줄었다. 따라서, 예산당국은 너무 높은 비율을 무조건 삭감해야 한다는 논지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 예산이 적절하게 쓰인다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는 만 3~5세 모든 유아에게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이 있다. 이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된다. 누리과정 지원금을 제외하고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유치원 전국 월 평균비용은 국공립 8000원, 사립 20만원 안팎이다.

만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 지원금을 늘린다면 학부모들의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단순계산으로 1인당 지원되는 액수 1500만원 중 200만원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돌린다고 가정해보자. 약 10조원이라는 예산이 마련된다. 2022년 누리과정 지원 아동수는 약 100만명으로 1인당 1000만원이라는 금액을 지원해줄 수 있다. 아이 출산 이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이른바 ‘공교육 보릿고개’를 넘기는 충분한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유아기의 부모와 유아교육계 등에 안심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현재 주요 선진국에서는 출산 이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아동들에게 아이를 부담 없이 키울 수 있도록 많은 돌봄 서비스와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핀란드는 국공립 보육서비스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합친 개념의 ‘빠이바꼬띠’와 가정보육사 제도가 있는데 이용률이 92.2%로 대부분의 영유아들이 공립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은 모든 아동에게 만16~25살이 될 때까지 적게는 월 13만원에서 많게는 38만원을 지급한다. 자녀수가 늘어날 때마다 금액도 늘어나며 저소득층에게는 아동수당 보조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이참에 국가의 돌봄 서비스 기능의 확대에 대해 좀 더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3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 감소했다. 총인구가 감소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72년만에 처음이다. 이번 논의를 통해 유사 이래 처음으로 인구 감소를 겪는 우리나라에 아기 울음소리가 더 많이 크게 들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래읽기 칼럼의 내용은 국회미래연구원 원고로 작성됐으며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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