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갈아치우는 오리온..롯데제과, '통합'으로 반격

김아름 2022. 8. 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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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제과 라이벌 엇갈린 실적
오리온, 가격 동결에도 '사상 최대' 실적
롯데제과, 해외 선방 불구 국내선 부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과 라이벌'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실적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오리온은 국내와 해외 모두 호실적을 내며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롯데제과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전의 연속이다.

'사상 최대' 오리온 VS '국내 부진' 롯데제과

오리온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1% 증가한 62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2.8% 늘어난 897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실적은 매출 1조2801억원, 영업이익 1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0%, 26.3%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다른 식품 기업들은 가격 인상으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 오리온은 제품 가격을 동결하면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오리온 관계자는 "신제품 중심 영업전략과 비용 효율화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호실적의 요인"이라며 "하반기에도 신제품 출시와 신규 카테고리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가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롯데제과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5% 늘어난 5678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0.5% 증가한 2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단행한 가격인상 덕에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가팔랐던 원재료가격 인상폭 탓에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 1조736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으로, 매출은 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국내에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고민거리다. 올 상반기 롯데제과의 국내 매출은 전년보다 3.2% 뒷걸음질친 7197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018년 상반기 7780억원을 기록한 이후 4년째 감소세다. 

벌어지는 격차

지난 2019년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나란히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제과 시장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당시엔 롯데제과가 매출액 2조930억원으로 2조233억원의 오리온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 하지만 2020년 롯데제과가 제자리걸음하는 사이에 오리온이 1위 자리를 빼앗았다. 2021년에는 매출 격차를 2000억원 이상으로 벌렸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2000억원 넘는 차이를 내며 오리온이 독주 태세를 갖췄다. 지난 2018년 출시한 꼬북칩이 600억원 가까운 연매출을 올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마켓오네이처·닥터유가 간편식·건강 트렌드에 급성장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엎치락뒤치락해왔던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오리온이 꾸준히 앞서 왔다. 지난 2019년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3276억원으로 롯데제과의 3배를 웃돌았다. 2020년과 2021년에는 2년 연속 37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 1000억원 초반에 그친 롯데제과와 격차를 벌렸다. 

올해 상반기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영업이익 차이는 16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롯데제과가 기록한 연간 영업이익인 1085억원보다 크다. 매출액은 10% 남짓한 차이인 반면, 영업이익은 5배 이상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오리온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격차에 대해 롯데제과의 부진보다는 오리온의 선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식품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 안팎이다. 실제로 롯데제과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3%로 해태제과(3.7%), 농심(2.6%), 크라운제과(4.2%) 등 다른 제과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5.1%였다. 

반면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15.5%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15.8%를, 2020년에는 16.9%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 평균 수준인 롯데제과가 부진했다기보다는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오리온, '낮은 원가율' 덕 봤다…롯데제과, 반격 가능성은 

오리온의 높은 수익성은 낮은 원가율 덕분이다. 제과업계에서는 통상 제조원가율을 60% 중반대로 잡는다. 롯데제과 역시 64~67%를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까지 50%대의 원가율을 유지해 왔다. 오리온도 올해 상반기 원재료 가격 폭등 탓에 원가율이 61%까지 올랐지만 이 역시 업계 평균보다는 낮다. 할인 행사를 최소화하고 통합관리 시스템을 발빠르게 구축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현재의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7월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 '통합 롯데제과'가 출범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사업을 영위했던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롯데푸드와 중복되는 빙과 사업에서의 영업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영업망 확대·네트워크 공유 등 '통합 시너지'를 통한 제과 사업의 성장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오리온이 국내외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롯데제과도 통합 이후 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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