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수소·인공지능 ETF..그 정점엔 '우주항공' 테마가 있다
희토류, 수소, 우주항공에 이어 인공지능까지. 이들 테마 ETF(상장지수펀드)는 얼핏 서로 관련 없어 보이나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에게는 '큰 그림'이 있다. 바로 올해 출시한 12개 ETF 모두를 우주항공·UAM(도심항공 모빌리티) 테마가 관통한다는 점이다.
김성훈 본부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모든 테마의 정점에 우주항공이라는 '메가트렌드'가 있다"며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의 총체가 모두 우주항공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기후변화나 자원고갈 등 국가를 막론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주 개발이 필수적이고 세계 패권 전쟁의 중심에도 우주가 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올들어 거의 매달 새로운 ETF를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희토류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한 데 이어 2월 글로벌 수소·차세대 연료전지 ETF를, 3월에는 그 정점에 있는 테마인 우주항공·UAM ETF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UAM은 비행기와 헬리콥터의 장점이 결합된 미래 교통수단이다.
5월에는 사모펀드, 벤처캐피털(VC)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미국 대체투자 ETF와 S&P500 ETF,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ETF 등 3개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TDF(타깃데이트펀드) 개념을 ETF에 적용한 TDF ETF 4개 빈티지를 6월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국내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았다.
올해 12번째 상품인 'ARIRANG 글로벌인공지능산업MV' ETF는 17일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인공지능 산업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상품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쓰이는 대표 사례로는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등이 있다.
김 본부장은 "인공지능을 포함해 올해 출시한 상품 대부분이 우주항공·UAM과 연결된다"며 "UAM을 예로 들면 UAM 구동 모터를 만드는 핵심 소재가 바로 희토류의 네오디늄 합금이고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동되는 UAM의 동력 장치가 수소 연료전지로 바뀌면 운행 거리가 혁신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는 2025년부터 U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인천공항에서 잠실까지 15분밖에 걸리지 않게 돼 교외 출퇴근이 가능해진다"며 "이들 지역 발전에 K-리츠가 수혜를 입을 수 있고 또 교외 거주자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희토류, 수소, K-리츠,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 줄줄이 출시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인공지능 산업 또한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이미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외에도 인터넷 쇼핑이나 유튜브 등에서 소비자 취향에 맞는 내용이 노출되는 것 등이 쉬운 예다.
김 본부장은 "누리호, 다누리 등 우주항공 산업 관련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고 윤석열 정부의 대선공약에 항공우주청 설립도 있어 우주항공 테마에 정책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같은 이유로 D램 반도체에 투자하는 ETF를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라 D램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관련 업계는 내년 하반기쯤 D램 수요와 가격이 회복할 것으로 본다. 통상 반도체 주가는 6개월을 선행하기 때문에 올해 4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 본부장은 "부서원들에게 늘 '내 돈 넣을 수 있는 거 아니면 상품을 내선 안 된다'고 말한다"며 "운용사에 좋은 상품보다는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상품, 유망 산업인데 투자할 방법이 없는 상품을 내도록 고민하고 있고 현재까지 출시한 상품에 직접 투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시점에 국내 ETF 시장에서 점유율 몇 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는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상품을 내자는 원칙을 따를 것"이라며 "고객에게 가치 있는 상품을 꾸준히 내다보면 시장 점유율이나 순자산 규모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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