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경복궁 안내한 인류학자, 유네스코 대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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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경복궁 안내를 담당한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가 주(駐)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대사에 기용됐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주유네스코 대표부는 유엔의 교육, 과학, 문화 분야 전문기구인 유네스코 사무국과의 협력을 맡고 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경복궁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이었으며, 그는 우리 문화재 당국의 특별한 배려로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근정전 내부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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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새벽에 일할 만큼 근면" 설명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자리도 그렇다" 화답
김장문화 및 농악 유네스코 유산 등재 기여
외교부는 17일 특임공관장 인사를 발표하며 박 내정자에 대해 “훌륭한 영어 실력과 공공문화외교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익을 적극 수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서 ‘국익 수호’란 최근 유네스코에서 일본의 과거 한국 식민지배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일 간 치열한 외교전을 의식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박 내정자의 뛰어난 영어 구사력은 2014년 4월 방한한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경복궁을 소개한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내정자의 안내로 근정전, 사정전, 경회루 등 경복궁 내 주요 전각을 둘러봤다. 조선 국왕의 집무실이었던 사정전에 이르러 박 내정자가 “조선 시대 임금은 오전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 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고 소개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는 농담으로 화답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박 내정자가 문화재 전문가인 동시에 과거 김장 문화 및 농악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문화재 분야 관계자들도 반기는 모습이다. 그는 2014년 농악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직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무형유산이 급격한 현대화·산업화 과정에서 소멸되지 않고 유지된 점이 국제사회에서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재 신청서에 (대상 문화유산이) 유일하고 가장 뛰어나다는 식의 표현을 쓰면 안 된다”며 “우리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건 장점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의 문화유산 사업은 소통을 통해 궁극적으로 평화를 구축하자는 것”이라며 “불필요하고, 소모적일 수 있는 원류 논쟁을 경계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장 문화와 농악의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는 다른 나라들이 참고할 만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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