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원의 첫시즌 성적, 로슨을 주목하라

김종수 2022. 8.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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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팀 데이원은 다음 시즌 성적이 쉽게 예측되지 않는 팀중 하나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4강 진출팀 오리온을 인수해서 창단하기는 했지만 간판스타 이승현(30‧197cm)이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난 상태인지라 사실상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초대 사령탑 김승기 감독은 ‘넘버2’ 이대성(32·193cm)까지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정리하며 물갈이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상태다. “3년 안에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모습인지라 앞으로 펼쳐질 그만의 농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오리온을 이끌던 토종 원투펀치가 빠졌다는 점에서 데이원은 전력 손실이 크다. 자칫하면 상당수 신생팀이 그렇듯 첫 시즌 다른 팀들의 승수자판기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 하다. 이승현, 이대성은 없지만 팀의 미래로 불리던 젊은 피 이정현(23·187㎝)을 비롯해 김강선 등 기존 멤버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KGC 시절 김승기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던 슈터 전성현(30‧189cm)이 FA를 통해 새로이 팀에 합류했다. 이정현이 기대치만큼 성장해 가는 가운데 전성현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한 가드 모리구치 히사시(23‧180㎝)까지 합세하게 된다면 데이원의 앞선 화력은 외려 더 강해질 가능성도 높다.


수비같은 경우 만만치 않은 위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문성곤, 양희종같은 특급 스토퍼는 없지만 팀 수비는 다른 영역이다. 수비 시스템을 짜는데 워낙 능한 김감독인지라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특유의 색깔이 제대로 입혀질 수 있다면 창단 첫 시즌부터 돌풍을 일으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런 점에서 디드릭 로슨(24‧202cm)은 다음 시즌 데이원 성적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플레이어로 꼽히고 있다. 공격의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가 건재해야 팀 화력이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 빅맨 유형과는 거리가 있는 로슨을 1옵션 외국인선수로 선택한 것을 보면 김감독의 다음 시즌 운영 방향이 어느 정도 짐작된다. 이승현의 공백으로 인해 데이원의 골밑파워는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다. 최현민, 이정제, 박진철, 이종현 등 양적으로는 빅맨 자원이 모자라지 않지만 확실한 주전급은 없다. 때문에 보강 자체가 쉽지 않은 높이에 신경 쓰기보다는 공수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빠른 농구를 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대해 OBJ Basketball Club 옥범준 대표는 “팀플레이 위주로 오펜스를 가져가는 팀이라고 해도 공격의 주축이 되어줄 에이스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로슨은 KBL에서 득점 생산력과 패싱 능력을 검증받은 선수다. 더욱이 나이가 젊은 만큼 시즌을 치르면서 성장할 수도 있다. 주득점원으로 활약해주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고 적재적소에서 빼준 패스를 전성현, 이정현, 김강선 등이 잘 받아 먹는다면 어느 팀도 데이원을 쉽게 상대하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로슨은 꾸준함과 폭발력을 겸비한 득점 머신이다. 기본적으로 슈팅력이 안정된 선수인지라 한번 불붙으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상대 진영을 폭격한다. 특히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 골밑을 뚫어내는 돌파가 매우 위력적이다.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파고 들어가 삽시간에 수비진을 벗겨내는 것을 비롯 순간적인 스핀무브를 통해 상대의 타이밍을 뺏어버린다.


거기에 더해 속공시 함께 달려주며 받아먹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 특유의 순발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골밑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매치업 상대가 자신보다 작거나 힘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수비의 균열을 유도한다. 속공, 지공 상황에서 모두 위력적인 공격수라고 할 수 있다. 공격 옵션이 다양한 선수답게 상대팀에서 돌파에만 신경 쓴다 싶으면 미들슛, 3점슛 등을 통해 좁아진 공간을 다시 넓혀버린다.


로슨의 최대강점은 득점력 좋은 에이스 유형이면서도 적당히 이타적이다는 사실이다. 득점을 특기로 하는 상당수 선수들 중에는 수비에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리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욕심을 내다보니 상대 수비에 막혀 역습을 당하기 일쑤다. 로슨은 다르다. 득점을 즐기는 타입인 것은 맞지만 동료들에게 찬스가 나면 미련 없이 공을 빼준다.


BQ가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로슨의 패싱게임은 상당한 수준이다. 포인트 포워드라 불리는 선수들처럼 코트 전체를 넓게 보며 지휘관 역할까지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시야가 넓다. 특히 자신이 공격을 가져가면서도 동료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시야가 좋은지라 킥아웃패스는 물론 근거리에서 살짝살짝 빼주는 패스가 매우 날카롭다. 화려함보다는 쉽게 쉽게 내준다는 느낌을 준다. 로슨의 돌파를 제어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다.


오리온 소속으로 뛰던 2021년 2월 3일, 창원 LG전에서는 21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로슨은 2옵션으로 계약하기는 했지만 어지간한 1옵션급 외국인선수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거기에 동료들과 잘 융화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돌아온 로슨이 데이원의 돌풍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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