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 생존 위한 고육지책 '업종전환'

권가림 기자 2022. 8. 1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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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배부른 완성차, 배고픈 부품사③] 전기차 느는데 정비 인력·R&D 지원 태부족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반도체난 완성차업계, 하반기도 문제없나
②울고 싶어라, 적자 허덕이는 부품업체
③생존 위한 고육지책 '업종전환'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면서 부품, 정비업체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전기차에서 비중이 줄거나 아예 사라지는 부품 탓에 이들 업계가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통 산업의 재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부품사들의 업종전환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관련 정책적 지원과 정비인력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놨다.



전기차 증가에 정비업체 발동동



국토교통부의 자동차관리사업자업체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자동차관리사업 종사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9만4481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3월 말 종사자 수(9만9598명)보다 5.1%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3월 종사자 수(9만7973명) 대비로는 3.6% 떨어졌다.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며 차 유지·보수에 관련한 작업 물량이 감소하자 관련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엔진오일과 필터 교환은 정비업체 매출 3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매출원이다. 타이밍 벨트·변속기 오일 교체 등에서 나오는 수익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철저한 모듈화로 모터·배터리 파트가 고장 날 경우 이를 수리하지 않고 교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대부분 제조사에서 직접 교체하는 만큼 정비업계가 끼어들 여지가 줄어든다.

전기차를 가지고 정비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는 편의장치, 서스펜션, 타이어 외에는 없다.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사용해 브레이크 패드 조차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잘 닳지 않는다. 한 정비사는 "전기차가 증가하며 한창 잘 될 때보다 수입이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친환경차 정비 전문성을 가진 인력도 많지 않다.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에어컨 필터 등 소모성 부품 교환은 내연기관차와 다르지 않지만 바디 패널 또는 차 하부작업은 배터리의 고전압 때문에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부품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모두 바뀐다면 엔진을 구성하는 6900개 부품은 사라진다. 전기차는 전기모터가 엔진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차체와 제동장치, 차 실내 구성품인 가죽시트 등은 그대로 남는다. 구동·전달 체계에 들어가는 부품 5700개는 3600개로, 전자장비 부품은 3000개에서 900개로 감소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총 부품 3만개 가운데 전기차에는 1만8900여개만 투입된다. 전체 부품의 37%가 줄어드는 셈이다.



수주물량 줄자 안마의자 부품사로



전기차 하나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은 900개로 대폭 축소 투입되지만 기술 수준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높아 부품사들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국내 9000여개 자동차 부품 업체 가운데 엔진 부품과 동력 전달 체계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곳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전장 관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전체 업체의 2.3%(210곳)에 그친다.

일부 부품업체는 이종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살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오스템은 2020년 바디프랜드로부터 46억원 자금 지원 받아 안마의자 부품 개발에 착수했다. 오스템은 스틸휠·차체·시트·크로스멤버·새시·모듈 등 자동차 부품의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했지만 안마의자 부품업체로 전환을 시도 중이다. 완성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부품발주 물량이 급감하다 보니 생존을 위해 기존 부품 경쟁력을 활용한 새 아이템을 찾아 나선 것이다.

완성차업체로부터 하청을 받는 중소 부품사는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운송장비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0.72%로 집계했다. 2015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중소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선행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100원 벌면 2원가량 남기는 빠듯한 수익 구조여서 쉽게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빨라진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에 맞춰 중소 부품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취약한 연구개발 능력과 양산화 과정을 도울 수 있는 산학연관 체계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품사의 전환배치 교육을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학의 교과과정 개편이나 교재 마련에만 1년 이상이 필요하다"며 "내연기관차 정비 인력의 일자리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로드맵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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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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