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투자 52% 늘어난 풍력발전..관련주 담아볼까
발전기 부품 수입 의존도 높은 미국, 풍력발전 확대 의지 강해
국내 풍력 관련 기업에는 호재
풍력발전 산업에 국내외 호재가 쌓이면서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풍력발전은 태양광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지만, 올 들어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투자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등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8일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신재생에너지 투자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계 풍력발전 관련 신규 투자금액은 1245억달러(약 163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9억달러(약 128조원)보다 27%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전체 섹터의 투자가 11% 늘어난 데 비해 더 큰 폭으로 투자 규모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에 투입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320억달러(약 41조원)에 달했다.
이를 두고 BNEF의 해상풍력 분석가인 첼시 장 미셸 연구원은 “해상풍력의 전력 생산량이 2021년 53GW(기가와트)에서 2035년 504GW으로 10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나라들이 상반기 동안 풍력 발전용량 목표를 상향했는데, 이는 해당 국가들에서 추가적인 투자가 나올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에 총력을 다하면서 업계에 호재가 쌓이고 있다. 미국은 풍력 관련 부품을 주로 수입에 의존해 국내 풍력발전 관련 기업들에게 가장 큰 시장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대표적 호재다. 해당 법안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 기후변화 대응에만 약 3750억달러(약 491조원)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 관련 투자로, 풍력발전 터빈 등을 제조하는 업체에 투자 세액을 공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풍력발전로드맵에서는 2025년까지 멕시코만과 메인만, 대서양연안 등 거의 모든 미국 해안가를 풍력발전업체들에 임대한다는 계획이 담기기도 했다. 이에 10일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2045년까지 최대 25GW의 전력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 2번째로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데, 풍력발전단지가 완공되면 주 전력 수요의 25% 수준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엔 뉴욕주 최초의 해상풍력발전소가 롱아일랜드 앞바다에 건설됐다.
국내 풍력 시장에도 훈풍이 분다. 올해 하반기부터 풍력발전에 고정가격입찰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고정가격입찰제는 발전사업자가 경쟁입찰을 통해 공급사와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공급계약을 맺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풍력발전업체의 수익성이 안정화되면서 신규 투자 등 금융조달이 원활해지고 시장 전체의 파이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국내 풍력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다. 풍력발전 시스템(터빈)을 제조업 관련주로는 두산에너빌리티, 유니슨,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등이 있다. 민간 발전사 중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명에너지도 대표적인 풍력 관련주다.
타워, 베어링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거나 풍력단지 건설사업을 하는 종목에는 씨에스윈드, 씨에스베어링, 태웅, 동국S&C, 삼강엠앤티, 포메탈, 우림피티에스, 서암기계공업 등이 꼽힌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발 전쟁 여파로 모든 국가들이 에너지 자립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면서 “미국의 지연된 풍력 프로젝트들의 설치가 재개될 것이 예상되고, (설치부터 발전까지) 준비 기간이 필요한 풍력 수요의 확대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풍력발전소는 대형 인프라 투자가 필요해 설치기간이 길어, 정부의 장기 발전 정책 발표 시점과 기업 실적 간의 시차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풍력 수요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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