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나체연기, '존윅' 감독 제안 거절까지..K액션 끝판왕, 정병길 감독이 밝히는 '카터' 비하인드 스토리 [SS인터뷰]

조은별 2022. 8.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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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이쯤되면 ‘액션장인’이라는 표현에 지나침이 없을 듯하다. 배우 주원을 내세운 넷플릭스 영화 ‘카터’가 K액션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5일 공개된 ‘카터’는 공개 사흘만에 2730만 시청 시간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스토리가 부재하고 지나치게 폭력적이며 자극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액션’이라는 틀 안에서 짜인 미장센만 보면 ‘카터’를 넘어설 작품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내가 살인범이다’, ‘악녀’를 통해 충무로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받았던 정병길 감독은 원 없이 쏟아 부은 ‘카터’ 촬영 뒤 번아웃이 왔다며 “그림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감독에게 작품은 자식같다고 하는데 나는 ‘카터’라는 부모가 나를 키운 것 같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주원 나체 연기 등 지나치게 자극적인 장면 호불호...예상했다

‘카터’는 기억을 잃고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인간병기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액션물이다. 주원이 연기한 주인공 카터는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항체를 지닌 아이를 신의주에 있는 연구소에 데려다주는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영화는 긴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 초반부터 벌거벗은 남성 100여 명이 목욕탕에서 나체 혈투를 벌인다. 주인공 카터 역의 주원 역시 끈팬티만 입은 채 낫 한 자루로 수많은 적들을 제압한다.

“처음 시나리오에는 목욕탕 장면이 아니라 누군가 고문을 당하는 신이었다. 장소헌팅을 하다 폐목욕탕을 발견했는데 공간 비주얼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써뒀던 아끼던 SF영화 시나리오 속 목욕탕 총격전을 가져왔다. 때마침 주원이 촬영을 위해 몸을 많이 만든 상태였는데 맨몸 액션이 신선한다고 해줬다. 배우들과 스턴트맨들도 흔쾌히 수락했다.”

굳이 카터가 벌거벗은 이유는 “수치심을 안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보통 고문할 때 옷을 벗겨 수치심을 주곤 한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냈다”며 “주인공의 옷을 벗긴 상태에서 귓가에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의 지시를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나체로 있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터 역을 연기한 주원에 대해서는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원은 우수 어린 눈망울을 가졌지만 선과 악의 경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여기에 숨겨진 상남자 매력과 준비된 몸상태, 뛰어난 액션감, 진심을 다하는 열정까지 모든 걸 다 갖췄다. 액션을 잘한다는 기준이 ‘뒷모습으로 연기’할 줄 알아야 하는데 주원은 비주얼적으로 선도 예쁘지만 뒷모습에 감정이 실려있다. 연신 감탄과 응원을 보내며 작업했다.”

정 감독은 ‘카터’의 다양한 액션장면을 위해 통큰 투자와 제작도 단행했다. 헬기를 실제 크기로 제작하고 스카이다이버를 동원해 공중 총격전을 촬영했다.

“처음에는 스카이다이빙 장면을 실사로 찍기 위해 ‘아이언맨’ 촬영팀을 만났다. 하지만 비용이 생각 외로 높은데다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 스카이다이버로 팀을 구성해 용인에서 촬영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루종일 뛰면 10번 정도 뛸 수 있다. 10번 뛰면 300초, 5분 분량이다. 테스트 촬영 비용만 몇 천만원이 들었다. 제작자로서 고민이 컸지만 스카이다이빙 팀의 열의에 믿고 촬영했다.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했는데 다행히 사고없이 마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도 스카이다이빙에 빠져서 자격증을 따 볼 생각이다.”
◇‘존윅’ 감독의 1500억 할리우드 리메이크 제안, 거절한 이유는

‘카터’는 ‘존윅’ 시리즈를 만든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시나리오기도 하다. 두사람의 인연은 영화 ‘악녀’(2017)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영화를 본 스타헬스키 감독이 ‘악녀’의 오토바이신을 오마주하고 싶다고 연락한 것이다. 실제로 스타헬스키 감독은 ‘존윅3’ 연출 후 “이 영화는 ‘악녀’에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후 미국에 장기체류하며 스타헬스키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스타헬스키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 연출을 맡아줬음 좋겠다’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굉장히 유명한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이었고 1500억짜리 블록버스터였다.”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스타헬스키 감독은 오히려 정 감독을 만류했다. 그는 “할리우드 데뷔는 모 아니면 도인데 안 됐을 경우도 생각해보라”고 설득했다. 정 감독은 “당시 스타헬스키 감독의 진심을 읽었다. 이후 ‘카터’ 시나리오를 보여주니 마음에 들어하며 ‘네가 이걸 찍으면 좋겠다’고 격려해줬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작품에 대한 후회와 미련도 남았다고 한다. 정 감독은 “비주얼로 무언가를 보여주면서 이야기도 만족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큰 게 사실”이라며 “영화를 다시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 지점들이 있더라. 자책도 하고 반성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차기작도 이미 예정돼 있다. 한국영화 및 할리우드 작품 여러 편이 정 감독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정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를 한 편 더 찍고 싶다. 일단 개인 전시회를 마친 뒤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선 그림부터 그릴 예정이다”라고 향후 일정을 전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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