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석 자에 살아난 女배구 인기 엔진, 컵대회부터 시동 야무지게 걸렸다[스한 이슈人]

허행운 기자 2022. 8.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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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한 종목의 슈퍼스타가 가져오는 파급력은 어마무시하다. 특히나 그 슈퍼스타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월드클래스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한국 여자 배구가 자랑하는 김연경(34·흥국생명)의 존재감은 그만큼 듬직했다.

김연경(흥국생명). ⓒKOVO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총 16일 동안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여자부 경기는 13일부터 20일까지, 남자부 경기는 21일부터 28일까지 각각 열린다.

오는 10월 22일 개막을 앞둔 도드람 2022~2023 V-리그 정규시즌 전, 각 팀이 전력을 최종 점검하는 장이 바로 이 컵 대회다. 지난 2019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열렸으나 올해 3년 만에 다시 팬들의 환호 속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은 점은 바로 '배구여제' 김연경의 복귀였다. 2005~2009년 흥국생명서 활약하다가 일본 JT 마블러스를 시작으로 해외 생활을 시작한 김연경은 페네르바체SK(터키),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중국), 엑자시바시 비트라(터키)를 거친 후 지난 2020~2021시즌 다시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상하이행을 택하면서 국내 무대를 떠났었다. 그랬던 그가 다시 돌아온 것. 지난 6월 흥국생명과 1년 총액 7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KOVO

김연경 이름 석 자가 주는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비단 흥국생명만이 아니라 여자배구 전체 그리고 이를 넘어 배구 종목 자체까지도 영향을 주는 월드클래스 선수기 때문이다. 그의 복귀와 함께 여자배구는 다시 인기 상승 곡선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여자배구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4강 신화와 함께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멋진 승부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자배구 대표팀을 향한 인기는 그대로 V-리그로 이어졌다. 남자배구를 가뿐히 뛰어넘은 것은 물론 여타 종목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화제성과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연경이 재차 자리를 비우면서 뚜렷한 상승곡선이 다소 주춤했다. 극강 현대건설의 독주, 눈에 띄는 상·하위권 격차 등이 재미요소를 몇 가지 제거하고 말았고 거기에 더해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리그가 끝을 보지 못하고 문을 닫는 악재도 겹쳤다.

그에 더해 국제 무대에서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도 악영향을 미쳤다. 도쿄올림픽 신화를 이끌었던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에 접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성적이 처참했다. 지난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예선 12경기 전패, 최하위(16위)라는 대굴욕을 겪었다. 이 기간 따낸 세트는 3개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다가올 2024 파리올림픽 배구 종목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는 자연스레 다가올 V-리그 새 시즌을 향한 우려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를 한방에 날려준 주인공이 바로 김연경이다. 김연경이 잠시 돌아왔던 지난 2020~2021시즌, 그가 투혼을 불사른 플레이오프 3차전은 V-리그 출범 후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 2.564%를 찍었고 순간 최고 시청률 3.74%를 기록했다. 여자배구 시즌 평균 시청률도 무려 1.23%을 찍으며 순식간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그의 복귀가 모든 팬들과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을 끌어낸 이유다.

ⓒKOVO

그리고 그 김연경 효과는 이번 컵 대회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3일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펼친 개막전은 인터넷 예매분 3300장의 티켓이 약 20분 만에 동났다. 이어 현장 판매분 200장의 티켓도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뜨거운 열기에 KOVO는 경기장 만원 관중을 넘겨 입석 295장까지 추가 판매해야만 했을 정도다.

전날(17일) 열린 예선 A조 마지막 경기 흥국생명-GS칼텍스전(3-2 GS칼텍스 승리)도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예매분이 당연하게 매진된 가운데 현장 판매분과 당일 취소표를 얻기 위한 팬들이 일찌감치 팔마체육관 앞에 모여들며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그렇게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은 대단했다.

3년 전 같은 장소인 순천에서 열렸던 당시 KOVO컵 대회와 비교해보면 이 열기를 더욱 체감할 수 있다. 당시 예선 12경기 중 관중 1000명을 넘긴 경기는 3개에 불과했다. 예선 최다관중(1979명) 또한 2000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흥국생명 경기 매진은 물론 흥국생명이 나오지 않는 다른 평일 경기에도 대부분 1000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오며 여자배구 전체의 인기를 급상승시켰다.

A조 예선을 1승1패, 2위로 마친 흥국생명은 오는 19일 오후 7시 B조 1위 팀과 준결승도 예정돼있다. 또 한 차례 김연경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야말로 시동이 제대로 걸렸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기세를 이어 우렁차게 가속 페달을 밟는 것 뿐이다. 그리고 여전히 그 페달을 밟을 주인공은 역대 최고의 스타, 김연경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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