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뜻 받들겠다는 다짐, 실천되는지 지켜볼 것

조선일보 2022. 8. 1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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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든 취재진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집권 초반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앞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정의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한 치도 국민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잘 받들고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대해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면서 “조직·정책·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짚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사 실패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국정 운영과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방식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고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출근길 문답 때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는다”거나 인사 실패 지적에 지난 정권과 비교하며 언성을 높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失政)으로 꼽히는 소득 주도 성장과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집값과 전세값 안정을 위한 민간 공급 대책 등을 펴나가겠다고 했다. 투자와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와 반도체·바이오·우주항공 등 신산업 육성, 재정 건전화와 서민 생활 지원책 등도 제시했다. 특히 노동·교육·연금 개혁과 관련해 독일의 사민당 사례를 들면서 정치적으로 손해 보더라도 초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노조의 불법 강경 투쟁에 대해선 “노사를 불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다. 빈틈 없는 안보 태세와 함께 북 비핵화를 위한 담대한 대북 지원 방안, 한일 관계 정상화 의지도 피력했다. 경제·안보 복합 위기 속에서 민생을 안정시키고 성장 동력을 키우면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국민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겠다”면서 국민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강조했다. 그동안 국민이 실망한 것은 구체적 국정 혼선 못지않게,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뜻대로 밀고 나가려는 대통령의 태도였다. 그런 점에서 잘못을 성찰하고 겸허하게 몸을 낮추는 모습은 바람직한 변화다. 윤 대통령은 언론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출근길 문답에 대해 “당장 그만두라는 분이 많았지만 계속하겠다”고 했고 “언론의 제언,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고 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의 이번 회견에 적잖은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취임 초반 미숙하고 때론 거칠게 비쳤던 모습에서 벗어나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이 진짜 변화를 느끼려면 그런 의지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말로만 끝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민 실망감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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